(사랑한데이)꾸중만 하는 아버지가 야속했겠지

입력 2008-08-23 06:00:00

어미 새의 품속을 떠나 새둥지를 틀고 푸른 창공을 향해 열심히 날갯짓하는 너희들에게 아버지로서 여태껏 못한 말을 지면을 빌려 해본다.

이 세상에 어느 부모가 제 자식 예쁘지 않겠느냐 마는 예쁘다는 말은 마음속으로 만 간직한 채 잘못이 있을 때 야단만 치고 꾸중해온 것이 너희들에게는 야속한 아버지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너희들의 사람 됨됨이에 대한 확고한 바람이 있었기에 날개에 깃털이 나기도 전에 나는 시늉을 하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칭찬이 자만으로 이어져 행여 나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넘치는 것보다는 부족하다는 겸손한 자세로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분수를 아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염원이 있었음을 이해해다오. 돌이켜보면 칭찬할 기회야 어디 한두 번이었으랴. 너희 4남매가 내가 의도한데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농부가 애써 가꿔온 농작물이 농장에서 골고루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농심과 흡사하다고 비유할까. 주어진 환경에서 분수대로 열심히 사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삶의 표본일 것이다.

비좁든 옛 둥지를 떠나 뿔뿔이 제 갈 길로 나가고 텅 빈 둥지에 남아서 허전함을 달래가며 너희들을 보는 심정은 험한 세상 곳곳에 놓여진 온갖 장애물에 혹여 실수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지만 어려운 역경을 이기고 꾸준히 노력해 오늘의 새 터전을 닦아 가는 너희들에게 뜨거운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얘들아! 꾸중만 하는 아버지라 탓하기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사람 행세하기에 참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꼭 해야할 일이다.

아버지가 영희, 원숙, 형락, 형만에게 쓴다.

김기열(대구 수성구 만촌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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