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이 사세 아니다" 사옥 군살 빼는 보험사들

입력 2008-08-20 08:23:02

▲ 대표적
▲ 대표적 '빌딩 부자'인 보험회사들이 자체 사옥을 과감히 줄이고 있다. 사진은 매각 작업이 추진중인 대구 달서구 두류동 교보생명 대구지역본부 사옥. 윤정현 인턴기자

"빌딩 살을 줄여라."

대표적 '빌딩 부자'인 보험회사들이 사옥 숫자 축소에 나서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치중하면서 사옥 신축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 건물도 줄이고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 대구지역본부는 지역본부와 영업지원단 등이 들어가 있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 자체 사옥 건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 두류동 사옥 부근 동네는 29층짜리 도심형 테마파크(오션 아일랜드 콤플렉스)가 들어설 예정(지난달 교통영향평가 통과)으로 테마파크 시행업체가 교보생명 두류동 사옥까지 사들일 계획을 비치자 교보생명도 매각 의사를 밝힌 것.

교보생명은 지역본부가 있는 두류동 사옥을 비롯해 중구 동성로, 수성동, 동구 신암동 등 대구시내 주요 네거리에 모두 4개의 자체 빌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세금, 관리 부담 등을 고려할 때 건물을 여러 채 보유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입장이어서 기회가 되면 사옥을 매각한다는 것.

삼성생명도 몇해전만 하더라도 여러 채의 자체 사옥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중구 반월당 삼성금융프라자 외에는 모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삼성생명 영업점이 들어가 있는 중구 하서동(서성네거리) 건물, 두류네거리 인근 건물, 남구 대명동 서부정류장 부근 건물 등은 이미 몇 해 전 매각, 현재는 임대 형태로 쓰고 있다고 삼성생명은 밝혔다.

달서구지역 영업점이 들어가 있는 대명동 삼성생명 건물 소유권은 부동산관리 회사에 넘어갔다가 최근 대구시설관리공단이 매입, 공단 사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입주는 연내에 이뤄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오프라인 업무가 대폭 줄어든데다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어 과거처럼 '으리으리한 빌딩 경쟁'은 무의미해졌다"며 "때문에 '빌딩 부자'인 보험회사들도 과감하게 빌딩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삼덕네거리에 빌딩을 갖고 있는 금복주가 지난해엔 반월당네거리 덕산빌딩까지 매입, 새로운 '빌딩 부자'로 올라서고 있다. 금복주는 대구시내에서 가장 차량 이동이 많은데다 옥상 전광판까지 있어 덕산빌딩을 임대사업은 물론, 회사 광고용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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