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이색 교양' 신설…유시민, 경북대서 강의

입력 2008-08-19 09:31:58

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대학들이 이색 교양과목을 잇따라 개설, 학생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경북대는 올 2학기부터 인문사회 자율전공부 교양과목으로 '생활과 경제'(3학점)를 개설했다. 특히 이 강좌는 유시민 전 장관이 강사로 나오는데다 강의 내용이 대운하와 의료보험 민영화, 정부의 환율정책, 공기업 민영화, 양도소득세·종부세를 비롯한 부동산 정책 등 논란이 되고 있는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을 다룰 예정이다.

강의계획서에서 유 전 장관은 이번 강연의 목적에 대해 "경제학 전공과 비전공을 불문하고, 학생들이 국민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학적 쟁점을 손쉽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지식을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경제적·정책적 이슈에 대해 직관적으로 접근해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강의의 최종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역 대학에서는 드물게 진보적인 성향의 인사가 현 정부의 주요 정책들을 강의하는 과목이 개설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은 물론 일반인의 관심까지 쏟아졌다.

실제로 이 강좌에는 지난 5일 오후 4시 인터넷 수강신청을 개시한 지 5분여 만에 정원 400명이 꽉 찼으며, 외부에서도 청강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대학 측의 설명했다. 대학 한 관계자는 "학생들을 위해 개설한 정규 교육 과정의 한 부분으로 학점에 반영되기 때문에 청강생들에게 무조건 개방하기도, 그렇다고 비공개로만 진행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고 했다.

평가방법은 중간고사는 리포트를 대체하며 기말고사는 오픈북 형식으로 진행한다. 수업 전반부는 교수 강의, 후반부는 질의 응답과 토론으로 진행되는데, 토론과정에서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질문이나 견해를 제시하는 학생에게는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

경북대는 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양과목으로 '캠핑'(1학점)을 마련했다. 이 강좌는 이론수업과 더불어 인공암벽 등반, 동강 래프팅, 팔공산 캠핑 등 다양한 실기수업을 병행한다. 이 밖에 이 대학이 취업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전형에서 학생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지 관리법'과 '면접기법' 등의 교양강좌도 개설했다.

영남대는 지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저작권을 다룬 '생활 속의 저작권'을 신설했다. 이 강의는 학생들이 실생활에 부딪히는 저작권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대구대는 최근 레저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스키 스노보드(2학점)'와 장애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다룰 '함께하는 장애체험(2학점)'을 비롯, '아로마테라피(2학점)' '인터넷 윤리(2학점)' 등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 다양한 교양강좌를 개설한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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