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장만에서부터 결혼식, 신혼여행까지 전천후 웨딩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혼 컨설팅 업체'가 난립하면서(본지 3월 17, 18일자 보도) 업체간 과당 경쟁이 고객 정보를 절도·유출하는 등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웨딩 시장이 혼탁으로 물들고 고객의 신상정보가 알게 모르게 새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14일 직원들이 퇴근한 틈을 타 자신이 다니고 있는 웨딩컨설팅 업체 사무실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낸 혐의로 Y(3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Y씨는 지난 7일 오후 11시20분쯤 중구 동인동 P(36)씨의 웨딩컨설팅 사무실에서 고객 100명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상담내용 및 결혼 예정 일자 등이 적힌 장부를 훔쳐 나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Y씨가 고객정보를 동종업체에 유출할 목적으로 훔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100개가 넘는 위딩컨설팅 업체들이 과도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웨딩컨설팅 업체는 허가제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 한 웨딩숍 관계자는 "웨딩컨설팅 업체에서 몇 년 일하다 노하우가 생기면 창업을 하는 식"이라며 "직원 빼가기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웨딩컨설팅 업체를 찾는 예비부부들이 결혼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인터넷 등을 통한 회원가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고객정보가 쉽게 노출되는 허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만일 예비 부부가 여러 웨딩컨설팅 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업체끼리 이들과 계약을 맺기 위해 할인·상품 끼워넣기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이로 인한 손해는 웨딩홀, 식당, 예물, 한복, 가전, 가구 업체나 여행사 등 '협력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수성구의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상담이나 방문 상담 모두 회원 가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고객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이 정보는 손쉽게 다른 곳으로 팔려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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