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옛말에 천석꾼은 천가지 걱정이, 만석꾼은 만가지 걱정이 있다고 했습니다. 수입이 넉넉한 사람일수록 거기에 비례해 걱정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번주 독자재무진단에 찾아온 사람들은 봉급생활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유형입니다. 교사 아내를 둔 봉급생활자 박주호(39·가명)씨인데요. 친구들은 모두 그를 부러워하지만 박씨 자신은 고민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초교생 남매의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씀씀이도 커 저축을 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내 집 마련 계획을 갖고 있는데 노후 준비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아내가 교사라 퇴직 후 연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향후 교원 연금 수령액 조정이 있을까봐 걱정도 됩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박씨의 재무계획을 다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A. ◆주식형펀드 환매할 때 아니다
박씨는 지난해 주식형펀드에 3천만원을 투자했으나 현재 20%의 손실을 입었다. 이 돈 3천만원은 아파트를 장만할 때 보탤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는 주식시장의 하락기에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 부족자금은 대출을 받아 충당한 뒤 주식시장이 회복되고 나서 환매해 대출금을 상환하면 된다. '월가에서 배우는 랜덤워크 투자전략' 저자인 버튼 G.맬키엘 교수는 "주식시장의 급락, 걱정하지 마라. 중요한 건 타이밍(시점)이 아니라 타임(시간)이다"라고 했다. 장기투자를 강조한 말이다.
랜덤워크는 술에 취한 사람의 걸음걸이처럼 과거의 행동을 기준으로 미래의 흐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를 주식시장에 적용하면 단기적인 주가변화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주식형펀드는 4, 5년 정도의 장기투자를 통해 정기예금의 2~3배 수준인 10~15% 정도의 기대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된다. 그리고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하락한 뒤 단기적인 변동성이 클 때 적립식펀드를 투자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다음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적금 200만원은 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굴릴 것을 권한다. 다만 국가별 분산 및 펀드의 운용스타일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잘 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파트 구입해도 무리가 없다
박씨는 대구 수성구 시지에 아파트를 장만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박씨가 구입하고자 하는 아파트 가격은 최근 2년 사이 약 3천만원이 하락, 2억2천만원 정도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박씨처럼 실수요자라면 아파트를 구입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세금과 이사비용 등을 고려하면 2억3천만원이 필요하다. 주식형펀드를 환매하지 않고 3천만원을 대출받아 충당하면 매월 대출이자로 18만원(대출금리 7% 가정)이 들어간다. 박씨의 수입으로 대출이자를 충당하기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고금리시대에는 자산관리를 할 때 대출금 상환을 1순위로 꼽았지만 저금리시대에는 건전한 수준의 부채로 인한 재무 레버리지 효과는 오히려 자산관리를 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대출금리는 6~7%인데 반해 주식형펀드의 기대수익률은 10 ~15% 정도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만약 주식형펀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린다면 자산형성이 도움이 된다. 20년 이상의 모기지론 대출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배경이다.
◆생활비를 더 줄여라
박씨 부부의 월 생활비 300만원은 남들과 비교할 때 다소 많은 편이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외식도 잦아지는 등 씀씀이가 많아진 결과다. 자녀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사교육비 등의 부담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허리띠를 좀 더 졸라 맬 것을 권한다.
박씨 부부와 상담을 한 결과 한 달에 50만원 정도의 지출을 줄여 저축액을 늘리기로 했다. 이 돈 50만원은 자녀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적립식펀드로 묻어 둘 것을 권한다. 초교 3학년, 1학년인 아이들의 대학 4년 동안 등록금은 각각 4천만원. 물가상승률을 3%로 가정하면 1억1천만원이 있어야 현재가치로 8천만원의 구매력을 가진다.
이 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연 수익률 10%로 굴린다면 매월 54만원을 저축해야 한다. 적립식펀드 50만원에는 자녀교육이라는 딱지를 붙여 장기간 묻어 두는 것이 좋다. 자녀 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적립식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변동성이 낮은 배당주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노후준비를 보완하라
박씨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전세자금에 보탰지만, 교사인 아내가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남들보다는 여건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은퇴 후 노후생활비로 250만원 정도의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기를 원하는 박씨는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공무원연금을 보완할 것을 권한다. 매월 50만원씩 은퇴시까지 20년 동안 적립한다면 적지 않은 목돈을 만들 수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2010년 1월부터는 해외펀드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더라도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중도인출 기능을 활용, 자녀가 결혼할 경우 일부 인출해 결혼자금에 활용할 수도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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