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올림픽 스타

입력 2008-08-14 10:49:47

베이징올림픽 열기가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수영이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태환 선수가 한국 수영 사상 처음 금메달을 딴 쾌거에 이어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올림픽의 전설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72년 뮌헨올림픽 수영에서 미국의 마크 스피츠는 혼자서 금메달 7개를 휩쓸었다. 올림픽 사상 최다관왕 기록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게릴라의 습격으로 피로 물든 뮌헨올림픽의 영예를 구해내면서 올림픽의 전설이 됐다.

펠프스는 스피츠를 뛰어넘는 사상 최다 8관왕이 목표다. 그는 이미 5개의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통산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시드니에 이어 모두 11개로, 육상의 칼 루이스, 수영 마크 스피츠 등이 가진 9개를 간단히 넘어섰다. 스피츠가 뮌헨올림픽 당시 7개의 금메달을 모두 세계신기록으로 차지한 것과 마찬가지로 펠프스도 5개의 금메달을 신기록으로 장식했다.

올림픽 수영은 경영'다이빙'수구'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 4종목. 베이징올림픽에서 경영만 해도 남녀 각각 17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그러나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수영은 100m'500m'1,200m 등 자유형 3종목이 전부였다. 경기장도 바다였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육지 쪽 결승점을 향해 헤엄쳐 오는 방식이었다. 이 대회에서 헝가리의 알프리 히요스가 100m, 1,200m 2관왕에 올랐다.

히요스는 경기를 마치고 "물이 차가워서 쥐가 나면 어떻게 될까 두려웠고, 그래서 살아야 한다는 의지로 열심히 헤엄쳤다"고 말했다. 4월의 찬 바닷물과 높은 파도에 목숨을 걸고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의 역영이 수영을 올림픽 다관왕의 산실로 만들어 놓았는지 모른다.

전설은 새로 쓸수록 풍성해진다. 펠프스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치료를 위해 의사의 권유로 일곱 살 때부터 수영을 했다. 처음엔 물에 얼굴 담그는 것조차 무서워한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ADHD 약물치료는 최근 서울 강남 등지에서 아이들 공부 잘하게 하는 비법인 양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무슨 전설을 만들려는지. 펠프스는 비범한 아이가 아니었고, 억지로 쥐어짜서 만든 스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김재열 심의실장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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