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수입 7억 보험아줌마 "23년 걸렸지요"
보험설계사(FP)는 정년이 없지만 자신이 소속된 회사에서 '직위'를 받지는 못하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영업실력을 인정받아 '상무 이사'에 오른 보험설계가가 있어서 화제다. 그 주인공은 교보생명 대구 서성로FP지점 고유지(49'여)씨.
그는 현장 인력을 최우선시한다는 교보생명의 회사 운영 방침에 따라 최근 명예상무가 됐다.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교보생명 50주년 창립기념식에서는 1만9천여명의 교보생명 보험설계사를 대표해 참석, 행사 단상에서 CEO와 어깨를 나란히하기도 했다.
이름만 상무가 아니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교보문고 빌딩 8층, 가장 전망 좋은 위치에 130여㎡(40여평)짜리 전용 사무실이 주어졌고 상무 직위에 맞는 업무추진비까지 부여된다.
1983년 보험설계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설계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전국 2등을 차지한 이후 20여년간 '정상'의 자리를 이어왔다. 한때 고객이 1천5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명예 상무 자격은 15년 이상 근무한 설계사가 10번 이상의 수상(전국 설계사 순위 50위 이내)을 하고, 그 해에 전국 20위권 이내에 들었을 때 주어진다.
"매달리는 영업, 적당히 속이는 영업을 했다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고객을 철저하게 분석, 그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상품만 권하는 것이 철칙입니다. 첫 상담에서 계약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래야 고객과 제가 모두 윈윈할 수 있습니다."
그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자신의 고객을 생각하면 '보험상품을 정말 제대로 권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다잡는다고 했다.
"건강했던 대학 교수님이 갑작스런 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남은 재산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빚만 남아있어 유족들은 상속포기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제 권유로 가입했던 보험 덕택에 유족들에게 수억원의 보험금이 돌아갔습니다. 보험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요즘 시대에 자신을 위해서는 물론, 내 가족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는 바쁜 설계사 생활이지만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 주부로서 가정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녁 만남은 거의 하지 않고 일찍 귀가하고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는 연평균 7억원 안팎의 수입을 가져 간다. 그러나 고객들과의 만남, 그리고 자기계발을 위해 수입의 절반 가까이는 쓴다. '돈'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영업의 달인'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영업철학이다.
"보험설계사는 정년이 없습니다. 이제 금융의 경계가 무너지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작되면 금융종합컨설턴트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도 생깁니다."
그는 보험설계사의 위치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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