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사료값 인상…전국 축산농 뿔났다

입력 2008-08-12 08:40:31

안동·대구축협 등 전국 9곳 사료공장서 규탄집회

▲ 경북 지역 축산농가 500여명이 11일 안동 남선면 안동봉화축협 사료공장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 엄재진기자
▲ 경북 지역 축산농가 500여명이 11일 안동 남선면 안동봉화축협 사료공장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있다. 엄재진기자

전국의 한우농가들이 농협의 기습적 사료값 인상에 반발해 11일 전국의 농협 사료공장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농협 측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고 말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지난달 18일부터 사료값을 18.9% 기습 인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국한우협회는 농협 사료값 인상에 반대해 전국의 사료공장을 찾아 인상철회를 요구했으나 농협은 지난 4일부터 '1개월간 3% 인하 특별 할인판매' 방침을 발표, 축산농가들로부터 더욱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에 따라 전국한우협회 사료가격인상저지비상대책위(위원장 정호영)는 이날부터 인상을 철회한 김해농협 공장을 제외한 안동과 대구축협 공장 등 전국 9곳의 사료공장에서 사료값 인상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경북 지역 축산농가 500여명은 안동 남선면 안동봉화축협 사료공장 앞에서 규탄집회를 가졌다. 축산농가들은 농협 사료가격 인상조치를 환원해 최소한 연말까지 사료값을 동결할 것과 사료값 인상 결정 시 생산자대표를 참여시켜 줄 것 등을 요구했다.

전영한 대구경북도지회장은 "농협 사료값 인상 여파가 일반 사료회사의 가격인상 움직임을 부추기면서 농가불안이 증가돼 소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은 "소값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사료공장 경영실패를 한우농가에 덮어씌우는 꼴"이라며 "농협이 올해 예상되는 1천100억원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사료공장의 방만한 경영을 혁신해 농가의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해놓고 사료값을 기습 인상한 것은 한우농가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수입원료 원가상승으로 사료값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 ㈜농협사료의 경영난이 가중돼 자본잠식과 존폐위기에 몰릴 우려를 낳고 있다"며 "2천억원의 긴급자금과 1조5천억원의 농가특별 사료 구매자금 지원및 대체사료자원 확보 노력 등 사료값 안정화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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