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 13일 경북대 강연 강용희 교수

입력 2008-08-12 06:00:47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칭찬해야"

▲ 강용희 교수는 아이의 타고난 능력을 맹목적으로 칭찬하기보다 아이의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하고 배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강용희 교수는 아이의 타고난 능력을 맹목적으로 칭찬하기보다 아이의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하고 배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3일 오후 4시 경북대 우당교육관에선 경북대 사범대와 매일신문사가 공동 주최하는 '자녀교육 지원을 위한 2008년 학부모교실 프로그램'의 다섯번째 강의가 펼쳐진다. 이번 강의에는 경북대 과학영재교육원장 강용희 교수(지구과학교육과)가 '영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란 주제로 경연을 할 예정이다. '하이스터디'는 강연에 앞서 강 교수 강의 내용과 영재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단순히 아이의 타고난 능력을 맹목적으로 칭찬하는 것보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하고 배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평범한 아이를 영재로 만들 수 있는 비결입니다."

강 교수는 영재 교육에 있어 아이에게 적절한 칭찬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의 예를 들었다. 뛰어난 영재였던 J군은 초등학생 때 늘 성적이 1등이었다. 그런 J군은 다른 반 학생들이 왜 공부하기 힘들어 하는지 이해를 못 했고 부모는 항상 '너는 영재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J군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에 흥미를 잃었고 숙제나 시험 준비도 하지 않았다. 부모는 J군이 뛰어나다는 것을 계속 확신시키려고 했지만 J군은 학교 생활이 지루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우리 사회가 영재를 숭배하고 뛰어난 지능과 능력을 성공의 보증수표처럼 여기지만 지난 30년 동안의 과학적 조사 결과를 보면 지능과 영재성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학생들을 실패에 나약하게 만들고 도전을 두려워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J군처럼 어렸을 때 큰 노력 없이 좋은 성적을 거뒀던 학생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커다란 좌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반면 강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이 스스로 이룬 노력의 결과에 초점을 맞춘 칭찬은 아이의 사고 틀을 발전시켜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높은 성취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어려운 상황을 잘 견디는 학생들은 자신의 실패를 되새기지 않고 실패를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로 여긴다"고 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정년퇴임한 국악인 황병기 교수의 예도 들었다. 어릴 때 꼴찌를 했던 황 교수는 자신의 집에 묵었던 한 친척 어른의 도움으로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는 것. 처음엔 황 교수가 가정교사 역할을 수락했던 친척 어른을 피해 도망만 다녔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친척 아저씨가 붓을 잡고 글을 쓰는 황 교수의 모습을 보고 '어른을 흉내 내지 않고 어린이답게 잘 쓴다'는 칭찬을 했다는 것. 그 이후로 황 교수는 친척 어른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그 이후 황 교수는 친척 어른에게 공부를 '더 하자'고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어른은 그 때마다 '그만 하자'고 했는데 그것은 황 교수의 공부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것. 결국 황 교수는 어느새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 되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매일 꼴찌만 하던 아이도 결정적인 계기만 만들어준다면 얼마든지 우등생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결국 아이가 공부에 눈을 뜨도록 배움에 대한 욕구를 계속 자극해주고 그런 노력들을 칭찬해주는 기술이라고 끝맺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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