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산골학교에 '책읽는 버스' 도착하던 날…

입력 2008-08-11 10:17:53

독서에 목마른 아이들, 모두가 환호성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 외국에서 온 다문화가정 새색시들에 이르기까지 언제라도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쁩니다."

11일 오전 10시 마을도서관 개관식이 열린 문경 산북면 산북초교 창구분교. 모두 2천여권의 책을 가득 실은 '책 버스'가 도착했다. 마을 주민들은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운영중인 책 버스에 올라 다양한 책을 골라 보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재미있는 '동화 구연'을 들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학생이라고 해봐야 모두 21명, 유치원생 4명까지 모두 더해봤자 25명이 전부인, 작디 작은 산골마을 학교. 그렇지만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마을 주민들 모두는 그토록 바랐던 도서관을 갖게 되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이 분교에서 아이들에게 독서·글쓰기 공부를 지도해 온 류진숙 교사는 더욱 감개무량해 했다. 그 동안 이 창구분교 산촌 아이들에게 "책 읽는 버스를 타면 꿈이 이뤄진단다. 그 버스가 곧 우리 마을에도 올 거야"라며 각계에다 감동의 편지를 띄우며 마을도서관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데다 평소 아이들에게 '책 읽는 곳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 약속을 그대로 지켜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2천100여권의 책을 밑천으로 도서관을 개관한 이날 행사는 도서 기증과 함께 도서관장 위촉, 글짓기대회 시상식, 현판식 등으로 진행됐다.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은 1987년부터 책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하는 산간벽지와 오지 농어촌, 섬마을 지역 어린이와 주민들을 위해 '작은도서관'을 마련하는 일을 시작해 이날 창구분교에서 129번째 마을도서관을 열었다.

20년째 펼치는 독서운동 단체인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은 그동안 전국에 130여곳에다 마을도서관을 개설했고 다. 또 인터넷포털사이트 네이버와 함께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이동도서관인 '책읽는 버스 4대도 운영중이다. 매일신문사는 경북도, 경북도교육청, (사)작은도서관을 만드는 사람들, NHN(주)과 지난 4일 도청에서 '학교 내 마을도서관 조성' 협약식을 갖고 도내 10개 학교에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문경·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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