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식혀주는 '바람의 소리'

입력 2008-08-11 06:00:02

찜통 더위 속 곳곳 '부채전'

▲선진 스님 작품
▲선진 스님 작품
▲김혜경 작품
▲김혜경 작품
▲이운정 작품
▲이운정 작품

최근 개봉한 영화 '적벽대전'에 제갈공명이 냉정을 유지하기 위해 부채를 부치는 장면이 나온다. 부채는 육체의 더위뿐 아니라 답답한 마음까지 식혀주는 지혜의 바람을 머금은 물건이다. 부채 바람은 자연의 바람이고 시·서·화 운치까지 실어다 주는 풍류의 바람이기도 하다. 찜통 더위가 계속되면서 여러 곳에서 부채 전시가 열린다. 조상들의 멋이 깃든 다양한 부채를 감상하는 것도 여름을 나는 한가지 방법이다.

15일까지 목연갤러리에서는 보현암(대구시 수성구 상동) 주지 선진 스님의 세번째 문인화전이 개최된다. '진언, 예술의 소통 소리 아닌 소리를 만나다'란 주제로 32편의 부채에 새긴 이번 전시는 고통을 멀리하고 즐거움을 염원하는 진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053)651-0090.

이운정 전통문양 부채전은 12일까지 대구 중구 봉덕동 바나실문화원 2층에서 열린다. 문인화, 산수 등 묵화 위주의 그림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 문양을 부채 위에 풀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전통 문양에 깃든 의미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전시로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도 준비된다. 053)254-2226.

영남한국화회는 15일부터 20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1, 2 전시실에서 '여름부채 대축제-바람소리가 들린다' 전시를 갖는다. 053)757-7326.

또 한국화를 사랑하는 28명의 작가들은 19일부터 26일까지 대구시립북부도서관에서 부채그림 140여점을 선보인다. '미리 준비하고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전시 주제를 '夏爐冬扇(하로동선) 선면(扇面)'전으로 정했다. 김춘화 김혜경 남학호 도진환 장태윤 강순경 정호영 등의 작품에는 먹의 향기가 실려있다. 권정숙 김순덕 원용숙 이기순 허경미 정춘희 등의 부채에는 선비의 문기가 느껴지고 김소연 김애정 서수진 윤석남 이홍길 등은 화려한 채색과 유려한 필치로 풀꽃들을 부채에 장식했다. 22일에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채그림그리기 체험행사도 개최된다. 016-541-2134.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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