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대 法人化 주목하는 이유

입력 2008-08-07 11:08:21

이장무 서울대 총장이 오는 2010년까지 서울대를 법인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9월 중 법인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울대의 법인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국립대 법인화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수시로 불거져 나왔으나 대학의 반발로 허송세월을 한 민감한 이슈다.

국립대의 법인화는 대학도 기업처럼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됨을 의미한다. 대학 운영이 기업 운영 방식으로 바뀌어 스스로 경쟁하며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대학이 성과 위주로 운영돼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될 것이고 기초학문이 몰락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적인 흐름은 대학을 국가라는 틀 안에 안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4년 87개 국립대를 특별사법인으로 전환했다. 동경대는 이후 일본 최대 신용평가기관인 R&I로부터 가장 높은 투자 등급인 트리플 A를 받을 정도로 우량기업이 됐다.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혁신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2008년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육의 경제사회 요구 부합도'에서 우리나라는 55개국 중 53위를 기록했다. 고등교육 이수율이 4위인데 그 모양이다. 대학 졸업자는 많은데 대학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대학이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인 것이다. 그래서 법인화에 대한 무조건 반대는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바람직한 고등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도 세계 10대 대학에 들기 위해서는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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