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제29회 하계올림픽이 8월8일 오후 8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의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전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과 9만1천여명의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아시아에서 도쿄(1964년)와 서울(1988년)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205개국에서 1만5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 28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302개를 놓고 기량을 겨루게 된다.
13억 중국 민족이 100년을 기다렸다는 이번 올림픽은 갖가지 사고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나 중국이 7년간의 준비 기간 동안 경기장 신축 등에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액인 400억달러를 투입, 국가적인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막을 올리게 됐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최대, 최다, 최고'를 추구, 올림픽을 중국의 국가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 단단히 활용하려는 듯 이번 대회 개폐회식 행사를 위해서도 역대 최고액인 1억달러를 책정했다. 총연출은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맡았다.
식전행사와 개회 공연으로 나뉘는 개막식 행사는 오후 5시45분부터 28개의 중국 전통공연이 이어지며 분위기를 달구게 된다. 7시56분이 되면 각국 정상들이 자리를 잡은 가운데 카운트 다운을 시작, 8시 정각 고대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단부터 205개국이 차례로 입장한다. 개회식 입장 순서는 중국이 표기하는 국명 간체자(簡體字)의 첫 글자 획순에 따라 1만5천여명에 이르는 선수와 임원들이 관중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그라운드에 들어선다.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이어온 개막식 공동입장의 전통이 이번에 무산될 것으로 보여 따로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류치 BOCOG 위원장의 환영사,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지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개회 선언을 하게 된다. 올림픽기가 게양된 뒤 선수와 심판 대표가 페어플레이를 선언하면 3월24일 그리스 올림피아를 출발했던 베이징 성화가 마침내 메인 스타디움에 들어오게 된다.
뒤이어 베일속에 가려 있는 최종 점화자가 성화를 점화, 거대한 불꽃을 피우게 되고 궈자티위창 곳곳에 설치된 폭죽이 터지면서 베이징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아 개막식은 절정에 이르게 된다.
식후행사는 밤 11시30분까지 진행되며 진시황 시대의 병사들과 다민족 복장의 다양한 무용수들이 중국의 찬란했던 과거와 현재, 휘황찬란한 미래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의 야심찬 목적과는 달리 시작 전부터 티베트 유혈 사태와 해외 봉송에 나선 성화의 수난, 쓰촨성 대지진 등으로 얼룩졌고 개막 직전에는 인권 문제와 언론 자유의 제한 등이 불거지며 빛이 바랬다.
한편 양궁, 태권도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 한국은 개막식 다음 날인 9일부터 종합 10위를 목표로 열전에 돌입하며 일본과 아시아 2위 경쟁도 벌이게 된다.
베이징에서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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