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분리수거 힘들지만 깨끗해진 거리에 보람"

입력 2008-08-07 06:00:45

경산시 남부동 바르게살기위원회 재활용 수거대 설치 일석이조 효과

▲ 경산시 남부동 바르게살기위원회 회원들이 제작·설치한 쓰레기 재활용 분리 수거대에서 분리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 경산시 남부동 바르게살기위원회 회원들이 제작·설치한 쓰레기 재활용 분리 수거대에서 분리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바르게 분리하면 소중한 자원입니다.'

경산시 남부동 바르게살기위원회가 쓰레기 투기 빈발지역에 쓰레기 재활용 분리 수거대를 제작·설치해 깨끗한 거리 조성과 자원 재활용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4월 초부터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남부동 관내에 하나 둘씩 설치하기 시작한 쓰레기 재활용 분리 수거대가 지금은 모두 22개로 늘어났다. 설치뿐만 아니라 7~10명씩 조를 나누어 한주에 한두번씩 직접 순찰을 하며 분리수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던 주택가도 길목마다 쌓이던 쓰레기들이 하나둘씩 불법 투기가 없어져 거리가 깨끗해졌다. 안연숙(51·여)씨는 "쓰레기 분리 수거대에 화분까지 설치해 두니까 미관상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몰래 버리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화분을 바라보면서 양심을 버리지 않게 됐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설치가 되지 않은 동네 주민들은 더 설치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희영(47)씨는 "처음에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동사무소에서 설치해 놓은 것인 줄 알고 버리면 알아서 치워주겠지 하는 생각에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손명희(50·여)씨는 "분리 수거대 1개 제작에 20여만원이 들어 회원들 회비로 충당하기 벅찼으나 주변에서 우리들의 뜻에 동참하고자 어린이집과 식당 등지에서 기증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자(38·여)씨는 "때론 비를 맞아 가면서 꽃을 심고 순찰을 돌고 분리수거 캠페인을 할 때에는 힘들지만 쓰레기 양이 점점 줄어들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정금옥(52·여)씨는 "우리 회원들이 활동을 할 때 지금은 주민들이 수고한다며 음료를 건네주기도 한다"고 귀띔해 주었다. 이들 회원들의 활동이 점차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높아졌고, 쓰레기 분리 수거대 기증도 늘어났다고 했다. 인근 동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다.

십시일반 회원들의 회비로 진행하다 보니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의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남부동 바르게살기위원회 회원들. 최인대(55) 위원장은 "앞으로는 우리 남부동뿐만 아니라 경산, 나아가 전국에서도 이렇게 주민들의 자발적인 쓰레기 분리수거 운동이 이루어지면 쓰레기도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운동이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권지현 시민기자 im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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