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외국어학교 "교장선생님 고향 봉화를 돕자"

입력 2008-08-06 09:04:21

가난한 아이들이 보낸 '갸륵한 2천달러'

▲ 캄보디아 외국어학교 학생들이 성금을 모금하고 있는 모습(현지 촬영). 작은 사진은 캄보디아 외국어학교 김동명 교장.
▲ 캄보디아 외국어학교 학생들이 성금을 모금하고 있는 모습(현지 촬영). 작은 사진은 캄보디아 외국어학교 김동명 교장.

# "하루 1달러도 채 안되는 돈으로 삶을 연명해가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교장 선생의 고향인 봉화를 돕겠다고···!"

'동남아의 빈국' 캄보디아 학생들이 지난달 수해를 입은 봉화군을 돕겠다고 성금을 보내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수해복구가 한창인 6일 오후, 봉화군청을 방문한 강남 캄보디아 외국어학교 김동명(49·봉화군 소천면·출향인) 교장은 캄보디아 학생들이 모금한 소중한 성금 2천357달러50센트(250여만원)를 전달하며 눈시울을 훔쳤다.

김 교장은 "교장 선생님의 나라 고향에 수해가 나서 사람도 8명이 죽는 등 어려움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이렇게 성금을 모았다"며 "아이들의 애틋한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고 했다.

김 교장은 이어 "비록 많지않은 돈이지만, 아이들의 형편과 마음을 환산한다면 수천만원도 넘는다"며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리은(19) 학생은 캄보디아 현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장 선생님이 고향에 수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들어가셨다.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던 중 학생들이 조금씩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여기서는 큰 돈이지만 한국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우리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준 스승의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사업가인 김 교장은 2006년 4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사업차 들어갔다가 현지 학생들의 사정을 보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독학을 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이 떠올라 2007년 현지에서 외국어학교를 설립했다. 캄보디아 청소년 1천28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영어, 컴퓨터, 음악 등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장은 현재 캄보디아 외국어학교에 봉화군지원센터를 개소, 봉화군이 전국 최초로 국제결혼전담반을 편성해 우리 농촌 총각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현지에서 직접 결혼을 추진해주는 사업을 펴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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