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에서 길을 묻다] 도쿄의 특색있는 거리들
서울의 3배나 되는 면적에 인구 1천200만명인 거대도시 도쿄는 경제대국 일본을 대변한다. 때문에 도쿄역과 고쿄(일왕이 거처하는 곳)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도심 주변으로 많은 부도심들(도시 발달로 사실상 또 다른 도심이 됐지만)이 발달해 있다.
도쿄의 거리 중 최근 각광받는 하라주쿠는 동성로와 대구 도심을 연상케 한다. 메이지신궁이 있는 140만㎡(약 42만4천평)의 요요기공원을 나서면 패션과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가 나타나는 것이, 비록 규모는 작지만 국채보상공원과 2·28기념공원에서 동성로로 이어지는 대구 도심을 닮았다.
하라주쿠에는 문을 연 지 28년을 맞은 패션빌딩 라포레 하라주쿠를 중심으로 연예인숍, 캐주얼숍이 늘어서 있다.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가 쇠퇴하는 듯하다 다시 활기를 찾은 비결은 젊음의 거리 너머로 명품거리가 조성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젊은 사람들만으로는 상권이 활성화될 수 없습니다. 경제력 있는 어머니가 함께 와야죠. 하라주쿠가 부모와 자녀가 만나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약속장소를 정해놓고 자녀는 젊음의 거리에서, 부모는 명품거리에서 각자 즐기다가 함께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긴자는 명품거리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루이비통, 헤르메스…, 명품의 마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도쿄시민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명품쇼핑을 목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한국 연예인들도 자주 눈에 띈다는 귀띔이다. 특히 긴자는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이 되면 차량이 통제되는 보행자 천국으로 변하면서 그 매력을 한껏 높이고 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벤치마킹 모델이었던 아키하바라는 전통적인 전자상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지난해 초대형 멀티콤플렉스 '요도바시 아키하바라'가 준공되면서 상권이 바뀌었다. 멀티콤플렉스에서 전자제품 전시·판매는 물론이고 식당, 골프연습장, 여행사까지 갖춤으로써 고객을 그러모은 것이다. 구상권의 가게들은 마니아나 조립제품을 원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특화하면서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최영은 박사는 "도쿄 거리들은 그 특성이 뚜렷해 플레이스 마케팅(Place Marketing)에 아주 적합한 것 같다"면서 "다양성과 복합적인 요소를 갖춘 대구 도심도 골목별로 차별화해 특색을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 신주쿠 신도심에 완공된 '도쿄도청사'
우리에게 유흥가로 잘 알려진 신주쿠는 초고층 빌딩이 늘어선 신도심과 오피스, 호텔, 쇼룸, 레스토랑 등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그리고 신주쿠역 주변에는 일류 백화점들이 모여 거대한 쇼핑시티를 이루고 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환락가는 가부키쵸 지역이다. 열심히 '일하고' '놀고' '즐기라'며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하다.
이곳 신주쿠 신도심에 도쿄도청사가 완공된 것은 1991년 3월. 도심폐수처리장을 활용해 착공한 지 3년만이었다. 54층 전망대가 무료인 탓에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어마어마한 규모와 위압적인 모습에 적잖이 위축된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단게켄죠가 설계한 도쿄도청사는 부지 4만2천940㎡, 건평 2만7천500㎡, 총면적 38만1천㎡ 규모로 3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1청사:지상 48층 및 지하 3층, 2청사:지상 34층 및 지하 3층, 3층사(의회건물):지상 7층 및 지하 1층).
'부'와 '권력' '권위'의 골리앗처럼 버티고 선 도쿄도청사지만 1층을 관광정보센터로 할애하고, 54층 무료 전망대에는 카페와 숍이 배치돼 있어 친절하면서도 실용적인 일본인의 기질을 느끼게 한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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