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대형소매점

입력 2008-08-02 09:25:54

대형소매점은 1948년 뉴욕의 '코르벳'이 起源(기원)이다. 하지만 대형소매점의 역사는 미국의 월마트와 함께한다. 월마트는 1962년 샘 월튼(Sam Walton)이 미국 아칸소주의 소도시에 작은 할인점의 문을 열면서 시작, 그 후 40여 년 동안 연평균 15%의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우뚝 서면서 대형소매점의 대명사가 됐다. 이런 대단한 월마트도 한국에서는 현지화에 실패, 철수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신세계가 1993년 서울 창동에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1호점을 개설, 대형소매점 시대를 열었다. 대형소매점은 외환위기와 합리적인 소비 패턴 확산추세가 맞물리면서 급성장했다. 국내 도입 10년만인 2003년에는 19조 5천억 원의 매출로 백화점을 추월, 국내에서 가장 큰 소매 業態(업태)로 자리 잡았다. 2008년 7월 현재 지역에도 대구 20곳, 경북 20곳의 대형소매점이 들어섰다. 지난해 대구 1조6천125억 원, 경북 9천555억 원 등 2조 5천68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구'경북 유통분야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구미경실련은 얼마 전 '구미시 대형소매점 현지 법인화 촉구 특별결의안 채택에 관한 청원'을 구미시의회에 제출했다. 현지 법인화를 통해 이익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주민세 등 지방세수 확대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거래 은행을 지방은행으로 바꿔달라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이 결의안을 토대로 불매운동 등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경서도 현지법인화와 지역특산물 구매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을 펴고 있다.

대구에서는 롯데가 동구 율하동에 초대형소매점을 신축기로 해 지역경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형소매점 1곳이 들어서면 재래시장 7곳, 중소유통업체 350곳의 매출을 잠식한다고 한다. 대형소매점은 고용창출과 영업이익의 지역 환원을 내세워 지역을 파고들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 격이다.

자치단체에서는 과실만 챙기고 지역 공헌은 뒷전인 기업엔 신규 진출을 강력 규제하고 이미 진출한 업체도 지역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확실히 해야만 한다. 대형소매점들도 더 이상 지역 실정을 외면해서는 곤란하다. 최근 어린이도서관 설립 등 일부 사회공헌 활동을 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생색용에 불과하다. 적극적인 지역 친화형 마케팅을 펼쳐 보여라.

홍석봉 중부본부장 hsb@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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