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재무진단] 은퇴후 상가 구입하려는데…

입력 2008-08-01 06:00:51

상가 구입 미루고 5년 후 목돈 3억 만들도록

Q. 봉급생활자들의 은퇴가 무척 빨라졌습니다. 더욱이 요즘 대다수 회사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문을 나설 때는 빈손으로 떠나게 됩니다.

"나가서 뭐할까?" 40대 후반만 되어도 봉급생활자들은 조바심을 냅니다.

송효섭(47·가명)씨도 고민을 가진 봉급생활자입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그는 '자신의 직장 수명'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이들을 다 키워놓은 것도 아닙니다. 아들 형제는 아직 고교생과 초교생입니다. 학비 걱정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저축한 돈과 몇년 전에 퇴직금 중간정산한 돈을 합쳐 상가를 사볼까 생각중입니다. 은퇴 후 상가 임대수익을 올린다면 그런대로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송씨의 판단은 맞을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송씨의 결정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를 분석해봤습니다.

A.

◆무리하게 상가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

7년 정도 뒤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송씨는 얼마 있지 않아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온다. 목돈이 생기므로 뭔가 해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송씨가 지금 상가에 투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상가 구입계획을 미룰 것을 권한다. 약 5억원 정도의 상가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송씨가 지금 준비한 돈은 1억6천만원, 나머지 3억5천만원은 대출을 받아야 한다.

상가의 임대 수익률을 7%로 가정한다면 상가 임대료로는 매월 290만원이 들어온다. 대출금 3억5천만원의 대출이자 200만원(대출금리 7% 가정)을 내더라도 매월 90만원의 수입이 생겨 얼핏 보면 괜찮은 투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상가가 공실 없이 임대가 모두 되었을 경우다. 혹시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임대가 나가지 않아 매월 임대료가 들어오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 경우 송씨의 소득으로는 매월 대출금이자 200만원을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상가를 구입하고자 할 때에는 적어도 총 구입자금의 3분의2 이상 자기자금을 준비한 후 실행하는 것이 좋다.

◆노후준비는 상가 임대료로 해결 안 된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후준비로 상가를 1순위로 꼽았다. 매월 상가 임대료를 꼬박꼬박 받아 노후 생활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가 가격까지 올랐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던 셈이다.

지금도 40, 50대 이상은 노후준비로 상가를 꼽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임대수익은 둘째치고, 부동산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을 했으니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을 보고 상담을 청하는 사람들 중에는 상가 임대가 잘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처분하기도 쉽지 않아 해결책을 물어오는 경우가 의의로 많다. 부동산 신화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현장 경험인 셈이다.

저금리, 저성장시대에는 노후준비로 상가에만 올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첫째, 상가의 임대수익은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가의 임대수익률도 같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둘째,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우리나라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경기양극화 문제로 중산층이 위기를 겪고 있다. 경기 양극화는 상가 임대의 어려움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노후준비로 상가 투자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임대가 어려워질 경우 매월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다. 게다가 상가처분마저 쉽지 않다면 큰 낭패를 당하게 된다.

노후준비는 상가투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금융자산을 병행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송씨도 늦었지만 지금부터 매월 40만원을 은퇴하기 전까지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적립, 연금자산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위험보장에도 최소한의 돈을 투자해야

보험을 싫어했던 송씨는 지금까지 보험이라곤 가입해본 적이 없다. 보험은 무리하게 너무 많이 가입해도 자금을 운용하는데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너무 멀리해서도 안 된다. 재테크에서 있어서 최소한의 위험보장은 기본중의 기본. 가장의 유고 때라든가 암 등의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할 경우, 가정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안전판이다. 따라서 송씨도 최소한의 위험보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선 암 등의 고액 치료비를 대비함과 동시에 의료비의 실손 보상이 가능한 건강보험에 17만원을 넣는 것이 좋다. 두 자녀도 10만원 정도면 최소한의 보장을 준비할 수 있다.

◆5년 후 목돈 3억원을 만들어라

상가 구입을 미루고 우선 5년 후 목돈 3억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돈을 굴릴 것을 권한다. 그때 가서 상가 구입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

정기예금 1억5천만원과 정기적금 1천200만원으로 금융 포트폴리오를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1억2천만원은 주식형펀드로 연 10%의 수익률을, 3천만원은 채권형펀드로 연 7%의 수익률을, 그리고 1천200만원은 정기예금으로 연 6%의 수익률을 올려 앞으로 5년 동안 굴린다면 목돈 3억원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억2천만원 중 국내 주식형펀드에 8천만원, 해외 이머징마켓 주식형펀드에 3천만원, 그리고 원자재펀드에 1천만원의 포트폴리오를 짜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분할 매수할 것을 권한다. 주식형펀드는 장기투자, 자산배분 등의 기본적인 원칙을 잘 지켜나간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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