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예산 따러다 '소탐대실'…"10조이상 프로젝트로 승부를"
'볏단만 쌓지 말고 볏가리를 만들어라.'
이명박 정부 출범에 한껏 기대감을 가졌던 대구경북. 하지만 한발도 진척이 없다. 인천과 서·남해안권, 대전·충청권이 수조에서 수십조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를 앞세워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몇천억원 규모의 사업 하나를 따내기에도 힘이 부친다. 이는 정부의 지원 부족에도 기인하지만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생산하지 못한 지역의 탓도 크다.
지역의 전략부재는 정부 고위관료들이 대구경북을 향해 개별사업 추진에 힘을 쏟기보다 관련 사업들을 잘 엮어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를 관철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하는데서 잘 드러난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각 부처 핵심 국장들은 최근 이 같은 의견을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해 대구시·경북도의 간부들에게 전달했다.
기획재정부 김화동 재정정책국장은 31일 "지자체가 개별 사업들의 예산 반영 성과에 승부를 걸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대형 프로젝트를 입안, 관철시켜 지역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도 정부 예산이 확정되기까지는 10월 예산 국회 등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만큼 대구경북이 서둘러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특히 대구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10여건의 고속도로 및 국도만 해도 개별적으로 추진하려면 B/C(비용·편익 비율)가 일정수준 이상 나와야 하는 등 까다롭기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의 부속사업으로 만들어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대구경북의 현주소
광주는 5조3천억원이 투입되는'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2012 여수엑스포에는 10조원이 지원되고 광양항 확장사업과 전남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에는 수조원이 투입되는 등 국책사업이 즐비하다.
최근 5년간 광주전남에서만 5개 대형 국책사업에 45조7천375억원의 투자가 확정된 반면 대구경북은 8조3천467억원에 불과해(상위 5개 사업 기준), 정부 국책사업 및 국비지원의 지역별 편중이 극심하다.
대구시·경북도가 정부 발표를 분석한 결과 광주전남의 경우 S-프로젝트(서남권 종합발전계획·24조6천억원), 여수세계박람회(9조5천375억원),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5조3천억원) 등 사업비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이르는 대형 국책사업들이 정부차원에서 동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은 동서6축고속도로(2조8천908억원),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2조6천억원), 대구테크노폴리스조성(1조9천억원) 등 8조원에 불과하고, 그것도 복합 개발방식의 광주전남과 달리 인프라나 특정부문에 국한된 단일 사업이 대부분이다.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류성걸 예산총괄심의관은 "한방 바이오산업의 경우 다른 시·도에 비해 유리한 조건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했으나, 대구와 경북이 서로 협력하지 않고 이견을 표출하는 사이에 다른 시·도가 추월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대구와 경북이 시·도 경계를 넘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지식경제자유구역을 근간으로 영남권신공항건설 및 광역교통망 구축 등 인프라 조성을 대구경북이 힘을 합쳐 정부재정 지원사업으로 확정하고 이를 다른 부문으로 확대·연계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과 함께 이를 활용하는 확장사업으로 지역현안인 K-2 이전, 국가과학산업단지 조성, 첨단산업 육성사업을 엮어 10조원 이상의 대형 경제 프로젝트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
경북도의 경우 최근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한 13조원 규모의 17개 사업이 도로건설 및 확충 등 인프라조성(7개), 첨단산업분야(4개), 백두대간 및 낙동강 관련 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만큼 동해안 해양개발 및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 조성, 낙동강 및 백두대간 프로젝트, 구미, 포항 등지의 첨단산업 육성 프로젝트와 연계하고 지역간에도 종횡으로 엮는 프로젝트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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