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 결승골 작렬…김두현의 '설레는 도전'

입력 2008-07-30 09:04:3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개막(8월16일)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이적설로 팀을 어수선하게 만든 데 이어 무릎을 수술, 리그 초반 결장이 불가피한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풀햄의 설기현은 최근 팀의 방한 경기에 잇따라 출전, 열심히 뛰면서 올 시즌 팀 내에서 주전으로 자리잡기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토튼햄 핫스퍼의 이영표는 이적이 확실시되나 포츠머스 이적설이 흘러나온 뒤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태이다.

누구보다 부푼 희망을 안고 있을 이는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의 김두현이다. 미드필더로 주전 경쟁에 나서고 있는 김두현은 잇따라 눈에 띄는 플레이를 펼치며 토니 모브레이 감독과 홈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김두현은 23일 4부리그 팀인 슈루즈베리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골을 넣은 데 이어 27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경기에선 구단이 선정한 '스타 맨'에 뽑힐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30일 3부리그의 노스햄프턴 타운과의 경기에선 20여m 거리에서 감아찬 환상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어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웨스트 브롬은 프리미어리그와 2부리그를 들락거리는 팀. 선더랜드, 버밍햄 시티, 레딩 등이 모두 리그 이동이 잦은 팀들이다. 김두현의 1차적인 목표는 웨스트 브롬에서 주전으로 자리잡는 것이고 이후에는 더 좋은 팀으로 옮겨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설기현이 2부리그 팀이었던 울버햄튼에서 프리미어리그의 레딩으로 옮긴 뒤 풀햄으로 옮긴 것처럼 김두현도 그같은 신분 상승(?)을 노리고 있다.

웨스트 브롬은 2005-2006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에 머물러 있다가 2부리그로 떨어진 뒤 3년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왔다. 웨스트 브롬과 같은 팀에게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설기현의 소속 팀이었던 레딩 역시 구단 사상 최초로 2006-2007시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됐다가 두 시즌을 버틴 후 올 시즌부터 다시 2부리그에서 시작하게 된다. 지난 시즌 승격한 더비 카운티는 1년만에 2부리그로 강등됐고 버밍햄시티도 2년전 강등됐다가 1년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으나 한 시즌만에 다시 강등됐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왓포드, 찰튼 어슬레틱, 크리스탈 팰러스 등도 최근 4~5년 사이 프리미어리그의 뜨거운 맛만 보고 떨어진 팀들이다.

올 시즌에는 웨스트 브롬과 함께 헐 시티, 스토크 시티가 프리미어리그로 승격, 의욕적인 출발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리그가 시작되는 순간 살아남기 위한 힘겨운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김두현도 아스날과의 개막전부터 자신과 팀의 생존을 위해 도전에 나서야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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