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터널 저지 실패했지만 환경파괴는 계속 감시"
25일 오후 3시쯤 대구 달서구 도원동의 '달빛고운마을'. 66㎡(약 20평)쯤 돼 보이는 건물 안에는 10여명의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앞산을 꼭 지키자'는 글귀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후 4∼10시까지 앞산터널 반대 일일 호프집이 열리기 때문. 오후 4시가 되자 굵은 빗방울에도 삼삼오오 우산을 받쳐든 손님들이 호프집으로 들이닥쳤다. 밀려드는 손님으로 급기야 임시 천막까지 동원됐다.
앞산꼭지 우충훈(44) 상황실장은 "비록 지난 6월초 교량 기초 공사가 시작돼 앞산터널은 뚫리겠지만, 시민들에게 결코 앞산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기 위해 주점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현관 앞에서 기부금 정리를 하던 회원 이무용(51)씨는 "일일주점 티켓 800여장이 순식간에 판매됐다. 앞산을 지키자는 우리들의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도한 '앞산 투쟁'은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지만 앞으로도 터널로 인한 환경파괴 실상을 계속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주점을 찾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39) 사무차장도 "앞산은 뚫릴 망정 시민들 마음 속에 있는 앞산까진 결코 뚫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03년 7월 앞산 터널을 포함하는 '4차 순환도로 상인∼범물 구간' 사업계획이 알려지면서 대구시와 5년 동안이나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왔다.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 수성구 파동 용두골 양쪽으로 터널이 뚫리면 상수리나무숲과 반딧불이 서식지 등이 크게 훼손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구시의 입장은 단호했다. 앞산 주변지역의 도로 정체를 막기 위해 앞산터널 공사를 강행, 지난달 초 용두골 일대에 교량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앞산터널 공사는 이미 대구지방환경청의 터널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고, 실시계획 고시 등 법적 절차를 마친 상태"라며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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