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제조 공정의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며 완벽한 승리를 생산해냈다. 삼성은 24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전병호의 빛나는 투구와 박한이(4타수 3안타 4타점), 진갑용(4타수 2안타 3타점)을 중심으로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16안타를 터뜨려 KIA 타이거즈를 13대2로 눌렀다. 삼성(47승49패·승률 0.4896)은 이날 비로 인해 SK 와이번스와 경기를 갖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43승45패·승률 0.4886)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0.001 앞서 44일만에 4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16일 외국인 투수 2명을 방출하는 충격 요법을 쓴 뒤 이날까지 7승1패를 내달렸다.
삼성 선발 투수 전병호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4위권 다툼의 중요한 경기에서 중책을 맡은 전병호는 5이닝 정도만 막아주기를 요구받았으나 팀 고참으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낀 듯 그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시속 90km대에서 130km대에 이르는 편차 심한 속도에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직구를 섞어 던진 전병호의 '명품 완급 투구'에 KIA 방망이는 춤을 췄다. KIA 타자들은 전병호의 변화무쌍한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5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8과 2/3이닝 동안 2실점한 전병호는 완봉 일보 직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1997년 8월1일 롯데전 이후 11년만에 찾아온 완봉승의 기회였으나 최고의 선물까지 주어지진 않았다.
삼성은 2회초에 홈인하는 최형우가 KIA 중견수 이종범의 기막힌 홈 송구에 아웃당했지만 전혀 아쉬워할 필요가 없었다. 3회초 신명철이 KIA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으로 살아나가자 기분이 상한 KIA 선발 투수 케인 토마스 데이비스를 우동균과 양준혁의 연속 안타로 공략한 뒤 박한이(4타수 3안타 4타점)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은 4회 채태인이 데이비스로부터 우측 폴대를 맞는 장쾌한 솔로 홈런(6호)을 뿜어낸 뒤 5회 박한이의 중전 적시타로 4대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어 7회초 진갑용의 안타를 신호탄으로 타자 일순하며 8득점, 승부가 갈렸다.
우동균의 볼넷, 양준혁(4타수 3안타)의 안타로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박한이와 김재걸의 연속 밀어내기 볼넷, 최형우의 2타점 우전 적시타, 채태인의 유격수 땅볼로 순식간에 5점을 얻었다. 이어 박진만의 중전 안타에 이어 바뀐 투수 유동훈을 상대로 진갑용이 좌월 3점 홈런(10호)을 날려 대량 득점을 마무리했다.
전병호는 9회 들어 큰 점수차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고 던졌으나 김종국의 땅볼을 3루수 김재걸이 1루에 악송구한 뒤 최희섭의 볼넷에 이어 나지완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아쉽게 완봉승이 날라갔다.
한편 한화 이글스는 홈경기에서 안영명의 호투와 김민재의 타격으로 두산 베어스를 6대3으로 눌렀다. SK-롯데전과 함께 우리 히어로스와 LG 트윈스의 잠실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24일 프로야구 전적
삼 성 002 110 801 - 13
K I A 000 000 002 - 2
▷삼성 투수=전병호(4승) 김문수(9회) ▷KIA 투수=데이비스(1패) 진민호(7회) 유동훈(7회) 디아즈(9회) ▷홈런=채태인(4회 1점) 진갑용(7회 3점·이상 삼성)
■25일 선발투수
두산 김선우-삼성 윤성환(잠실)
SK 레이번- LG 심수창(문학)
롯데 장원준-한화 송진우(사직)
우리 황두성-KIA 이대진(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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