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기행]대구 중구 삼덕1가 'club THAT'

입력 2008-07-24 14:47:01

예술과 마주한 젊음의 열정, 문화가 된다

가난한 예술가들에겐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소통의 장이자,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에겐 신나는 놀이터가 되는 복합문화공간. 대구 동성로를 걷다보면 갤러리존과 삼덕119안전센터 중간지점(중구 삼덕1가)의 'club THAT(053-427-7171)'를 두고 하는 말이다. 30대 후반의 황새(닉네임) 사장이 4층짜리 옛 여관건물을 통째로 임대, 북카페와 공연·전시와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예스런 나무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간 1층은 아늑한 카페공간이다. 나지막한 나무천장 아래로 손때묻은 소품들과 고객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벽면 구석구석 남아있다. 구수한 커피향이 번지는 실내 한 켠엔 역사와 문학관련 도서·잡지가 즐비하다. 북카페를 표방하면서 기증 받았거나 주인이 소장하던 책들이다.

널따란 주방이 오픈 된 이곳에선 커피를 비롯해 와인이나 각종 맥주를 마시며, 파스타나 아메리칸 스타일의 수제햄버거·샌드위치도 맛 볼 수도 있다. 젊은 여행가이드가 상주해 있어 배낭여행 정보도 들을 수 있다.

감각적인 재즈바가 있는 2층에 올라가면 재즈 라이브 무대와 음반들이 있어 젊음의 열기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 한달에 보름 정도는'에반스 클럽','천년동안도','원스 인 어 블루문'등 서울에서 활동하는 유명 재즈와 락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관람료는 공연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5천원에서 1만2천원 정도. 관객과 무대간 거리가 좁아 뮤지션들의 생생한 숨소리마저 들을 수 있어 좋다. 카페 홈페이지(www.clubthat.co.kr)에서 공연 팀과 연주일자 등을 알아 볼 수 있다.

종종 동호회나 친구들끼리 파티를 여는 곳이기도 하다. 카페가 파티를 주최할 때면 게임이나 와인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2층과 복층구조로 된 3층에선 와인을 마시며, 재즈 공연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아무 것도 칠하지 않은 맨 콘크리트 벽면에 쏘아 올린 공연 영상이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게 주인의 설명. 3층 한 구석에 마련된 작은 갤러리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한다. 음악·미술 등 다원적인 예술행위가 공존하는 공간을 원했던 주인의 관심이 잘 드러나게 꾸며졌다.

그 때문인지 문을 연지 1년 남짓 된 club THAT엔 이색문화 공간에 끌리는 젊은 층과 문화계 인사들이 자주 찾고 있다. 문화와 예술의 접촉이 늘어나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설 자리를 찾아 헤매던 예술가들이 이곳을 통해 관객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4층은 계단부터 벽에 칠해진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 여관의 내부 구조를 그대로 남겨둬 방방마다 하나의 독자적인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이색적이다.

대여료도 비교적 싸기 때문에 이런 자유공간을 좋아하는 젊은 작가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벽면을 그대로 캔버스로 사용한 그래피티 작품이나 여기저기 작가와 관객이 자신들의 흔적을 포스트잇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작품이다. 벽에 마음껏 낙서를 한 작품을 보자니 자유로운 젊음의 열정이 배어난다.

카페에서는 일정액을 내고 자신의 작품을 내면 관객이나 손님들의 투표를 통해 많은 호응을 얻은 작품 순서대로 전시공간을 제공하는'아트 컴피티션(Art Competition)'도 한번씩 연다. 1층 북카페는 오전 11시부터 문을 열며, 나머지 층은 오후 6시~새벽 4시까지 영업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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