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계곡 어디로 갈까? "둘 다 가면 되잖아~"
전혀 다른 두 길이 있다. 한쪽은 녹색의 길이다. 천년 고찰을 품은 울창한 숲에 12폭포가 이어지는 깊은 골짜기다. 다른 쪽은 푸르디푸른 길이다. 바닷가 언덕에 등대와 나무 계단을 만들고 파고라를 지었다. 어떤 길을 걸을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승용차로 달리면 30분 남짓한 지척이기 때문이다.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7번국도로 달리면 1~2시간만에 다다를 수 있는 포항 내연산 청하골과 영덕 해맞이공원은 계곡과 바다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여행코스다.
■내연산 청하골
내연산 자락을 굽이 도는 청하골은 여느 심산유곡 못지 않게 깊고 그윽한 골짜기다. 문수봉(672m)~삼지봉(672m)~향로봉(930m)으로 높은 봉우리가 이어지며 모두 12폭포가 흐른다. 청하골 오르는 길은 천년고찰 보경사에서 시작되며 골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수봉~삼지봉~향로봉을 따라 숲길의 운치를 만끽할 수도 있고, 12폭포를 따라 걸으며 계곡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 수도 있다.
보경사에서 제1폭포인 쌍생폭포까지는 왕복 40분. 쌍생폭포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담한 모양새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잠룡폭포(4폭포) 주변의 골짜기는 영화'남부군'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하며 관음폭포(6폭포)와 연산폭포(7폭포)는 청하골 12폭포 가운데서도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관음폭포는 선일대·신선대·관음대·월영대 같은 천년 풍상의 바위로 둘러싸여 있다. 높이 30m, 길이 40m의 연산폭포는 청하골 제일의 위용을 자랑한다. 보경사에서 12폭포의 마지막을 차지하는 시명폭포까지는 7km로 왕복 4시간이 넘게 걸리는 만만찮은 코스다.
■영덕 해맞이공원
내연산 청하골을 빠져 나와 7번국도를 타고 삼사해상공원을 굽이 돌면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도로'라 불리는 '강축해안도로'가 나온다. 강축해안도로는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대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0번지방도로를 일컫는다. 강축해안도로엔 동해의 낭만이 올올이 살아 있다. 푸른 바다, 새하얀 갈매기, 파란 하늘의 환상적인 풍경과 함께 한적한 어촌 마을이 잘 어우러져 있다.
강축해안도로의 절정은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단지다. 해맞이공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창포말등대. 대게의 고장답게 대게의 집게발로 등대를 감싼 재미있는 모양이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푸른 바람에 온몸이 짜릿해 온다. 등대를 내려와 1천500개의 나무계단을 따라 대게 모양의 루체비스타를 통과하는 재미도 제법이다.
풍력발전단지는 해맞이공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해 있다. 창포리 일대는 나지막한 야산 지대가 해안선을 따라 형성, 풍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이다. 풍력단지 안으로 들어서면 60m 높이의 탑에 40m 길이의 날개 세개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모습에 시선이 절로 간다.
※가는 길=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 흥해읍 → 7번국도 → 송라면 → 보경사 → 내연산 청하골→7번국도→삼사해상공원→강구항~축산항 해안도로→해맞이공원
■보경사, 내연산 아래 큰 못 메워 건립
포항 내연산에 자리 잡은 보경사는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 온 지명법사가 602년(신라 진평왕 25년)에 창건한 신라 고찰이다. 지명법사는 진평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불당을 세우면 삼국을 통일할 수 있다고 했고, 이에 왕이 기뻐하며 지명법사와 함께 동해안 북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다 내연산 아래 큰 못을 매워 금당을 건립한 뒤 보경사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보경사는 고려 고종 때 원진국사를 비롯한 많은 고승으로 이름을 떨쳐 왔으며, 원진국사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원진국사비(보물 제252호), 조선 현종 8년에 조성한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 등을 비롯한 문화재로도 유명하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