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형소매점 심의통과…지역상권 붕괴 우려

입력 2008-07-22 09:47:07

대구 최대의 매장 면적을 갖춘 롯데의 대형소매점(대구 동구 율하동 율하택지지구내)이 건축심의를 통과, 롯데가 대형소매점까지 갖춤으로써 대구 유통업계 최초로 '백화점-대형소매점-아울렛-슈퍼마켓'이라는 유통 일관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장 장악력을 가진' 지역 본사 유통업체가 있는 대구에서 롯데가 '유통 공룡'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차지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기반이 상당 부분 무너져내린 금융산업에 이어 유통산업에서마저 지역업체의 장악력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 지역경제 기반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롯데는 대구 동구 율하동 율하택지지구내에 '롯데쇼핑프라자'를 짓겠다는 계획을 대구시에 넣어 지난 17일 이 계획안이 대구시 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 다음달 중에는 건축허가가 날 것이라고 대구시가 22일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롯데는 2만317㎡ 율하동 부지위에 연면적 10만115㎡ 크기의 대구 최대 대형소매점을 지을 예정이라는 것.

현재 대구시내에서 가장 매장면적이 넓은 대형소매점은 홈플러스 성서점(7만6천㎡)으로 롯데는 이보다 2만5천㎡ 이상 큰 대구 최대 매장을 갖게 됐다. 롯데는 연내 착공, 이르면 2009년말 문을 열 방침이다.

롯데는 대형소매점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대형소매점 안에 의류 등을 파는 백화점 형태 매장도 일부 넣겠다는 계획안을 건축심의위원회에 제출, 대구에서 처음으로 '변종(變種) 대형소매점'이 출현하게 됐다.

롯데가 대구에서 대형소매점을 열게됨으로써 롯데는 2곳의 백화점(대구점·상인점), 1곳의 의류잡화점(동성로 영프라자), 1곳의 대형소매점(율하동·개점 예정), 1곳의 아울렛(봉무동·개점 예정), 9곳의 대형 슈퍼마켓 등을 소유한 대구 최대의 유통 인프라를 갖게 됐다.

지역 본사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롯데는 구미에서 반경 500m안에 위치한 이마트·홈플러스 2곳의 메이저 대형소매점과의 매출 대결에서도 승리, 이미 대형소매점 시장에서도 '힘'을 보여줬다"며 "지역 자금을 본사가 있는 서울로 빨려들어가게 만드는 역외 유통업체의 무서운 확장세가 결국 지역 경제의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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