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기름값 등 물가 때문에 직장인들과 가정의 여름 휴가마저 위축되고 있다. 어려워진 경제 탓에 장소나 기간, 씀씀이를 예년보다 줄여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휴가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큰 돈 들이지 않고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곳은 없을까.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을 찾으면 된다. 국립공원 주왕산이 있는 청송 부동면 항리에는 전국에서도 소문난 얼음골이 있다.
이곳에서는 신기하게도 기온이 32℃ 이상으로 올라가면 얼음이 얼고, 32도 아래로 떨어지면 얼음이 녹는다. 이 얼음골에는 높이 62m의 인공폭포가 조성돼 있다. 얼음골 인공폭포는 계곡 옆에 우뚝 솟아 있는 탕건봉 암벽 위로 물을 끌어 올려 낙하시키는 것으로, 1999년 청송군에서 만든 것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로 더위를 식혀주고, 겨울엔 산악인들의 빙벽 훈련장으로 이용된다. 매일신문과 청송군은 매년 겨울 이곳에서 전국 빙벽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인공폭포에서 100m쯤 떨어진 구리봉에는 '수부정 얼음골 약수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약수터는 주변 돌 사이로 찬바람이 나와 시원하며, 물맛도 일품이다. 물은 너무 차가워 손을 담그면 1분 이상을 견디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대구와 포항, 부산, 울산 등에서 약수를 뜨러 오는 사람이 많다.
얼음골 주민 김필상(66)씨는 최근 구리봉 7부 능선에서 호랑이굴을 발견했다.
호랑이 새끼를 길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가로 4.8m, 세로 5.7m(8평 정도)의 굴 안에는 박쥐 100여 마리가 살고 있으며, 주변엔 물 박달나무가 자란다고 한다.
인공폭포 밑에는 야영장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어른 1천원, 어린이 500원의 오물수거료를 받고 있다.
얼음골에서 청송 주왕산 방면으로 12㎞쯤 떨어진 부동면 이전리에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쵤영지로 유명한 '주산지'가 있다. 이전리와 얼음골을 잇는 12㎞ 도로변에는 부동면이 조성한 돌탑과 꽃길, 야영장이 있다. 이곳 야영장 입구에는 990여㎡(300여평)가량의 상추밭이 있는데, 이경우 부동면장이 직접 씨앗을 뿌리고 가꾼 것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공짜로 상추를 수확해 먹을 수 있다.
이경우 면장은 "올해 여름휴가는 고유가 여파로 해외여행보다는 국내로 유턴하는 피서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을 겨냥해 주변을 말끔히 정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행정보=청송 얼음골을 찾으려면 중앙고속도로나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중앙고속도로의 경우 의성IC에서 빠져나와 청송 방면으로 가는 지방도 914호선을 타고 안동 길안~청송 주왕산을 거쳐 영덕 방면으로 가면 된다. 대구~포항 고속도로 경우 북영천IC에서 내려 노귀재~청송 주왕산을 거치면 된다.
얼음골에는 흑염소와 토종닭, 산채비빔밥이 유명하다. 흑염소 1마리로 20명이 불고기, 육회, 곰탕을 해 먹을 수 있다. 가격은 50만원. 토종닭은 4만원, 산채비빔밥은 5천원이다. 청송 얼음골 황토메주·된장· 청국장 체험 및 구입 문의는 054)873-8430. 민박 등 문의:수부정식당(054-874-0303), 얼음골 민박(054-874-5060), 우마촌식당(054-873-9817), 흑고산장(054-873-4117).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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