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오전까지 불 밝힌 대구역 지하차도

입력 2008-07-17 06:09:53

"공공기관 말로만 에너지 절약 하나"

▲ 날이 훤하게 밝았는데도 여전히 켜져 있는 대구역 지하차도의 가로등. 고유가와 에너지난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 날이 훤하게 밝았는데도 여전히 켜져 있는 대구역 지하차도의 가로등. 고유가와 에너지난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8시30분 대구역 지하차도에 가로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요즘은 오전 6시만 되면 날이 밝는데 2시간 30분 이상이나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담당자의 순간적인 실수였을 수도 있겠지만, 고유가에 허덕이는 총체적 난국을 이겨내고자 온 국민이 전기 한 등이라도 절약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있는 이때에 공공기관에서 절실한 상황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토의정서' 발표 이후에도 성장 우선의 논리 속에서 안일하게 대처해온 것이 우리 정부였다. 뒤늦게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고갈의 심각함을 깨닫고 시행하는 에너지절약 정책이 국민들에게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에너지 낭비적인 생활습관에 너무나 익숙해진 탓이다. 편리함에만 길들여진 우리들의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는 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날은 멀기만 한 것 같다.

그러나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가난을 극복했던 우리 민족 특유의 저력을 발휘한다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땅이지만 이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올 한해로 끝내는 게 아니라,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번 여름에는 각 동사무소에서 주민들에게 고풍스런 부채를 지급하여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면 어떨까?

정용백 시민기자 dragon102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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