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영입 축구 명문클럽들, 색깔도 바뀔까?

입력 2008-07-16 08:34:10

2008-2009시즌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럽 축구 빅 리그의 명문 팀들이 명장들을 영입, 못 다 이룬 목표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의 인터 밀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 등이 그러한 팀들이다.

팀 전력의 핵심인 선수들을 바꾸는 것 못지 않게 감독이 교체된 팀은 주목의 대상이다. 최근의 축구는 감독의 구상에 따라 전략과 전술이 변화, 팀의 경기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을 정도로 감독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첼시에 갓 부임한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행보가 우선 눈길을 끈다. 첼시는 조제 무리뉴 전 감독의 손길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는 팀. 무리뉴 전 감독은 첼시를 빠르고 정교한 조합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고 카리스마가 부족해 잠시 스쳐 가는 데 그쳤던 아브람 그랜트 전 감독은 무리뉴의 방식을 바꾸지 못했다.

그러나 스콜라리 감독은 무리뉴 못지 않은 카리스마를 지녔으며 그만의 색깔을 첼시에 입힐 수 있는 인물로 통한다. 무리뉴가 포르투갈 출신인데도 첼시를 정교하지만 다소 기계적인 방식의 축구를 하는 팀으로 만들었다면 브라질 출신의 스콜라리는 리듬감있는 라틴 색채의 축구를 구사해왔다. 브라질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브라질의 화려한 공격력을 마음껏 살려 2002 한·일 월드컵대회에서 우승했고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선 역동적인 역습으로 상대 팀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며 유로 2004 준우승의 성적을 일궜다.

이제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유럽 클럽 축구 정복을 꿈꾸는 스콜라리 감독은 변화를 예고하듯 포르투갈 대표팀의 애제자였던 데쿠를 첼시로 데려왔다. 데쿠는 뛰어난 기술과 공간을 활용한 창의적인 패스를 구사하는 미드필더로 첼시의 공격 스타일에 어느 정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했던 무리뉴 감독은 축구 방식이 다른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성공을 노린다. 세리에A리그의 챔피언이면서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힘들었던 인터 밀란이 무리뉴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상대를 철저히 분석, 정교한 전술로 언제나 높은 승률을 보였던 감독이기 때문. 그러나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빠른 전진을 요구하는 무리뉴 감독이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한 뒤 날카로운 패스로 골을 노리는 이탈리아 축구에 얼마나 적응하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FC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1990년대 말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이끌었던 인물. 만 37세의 젊은 감독이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지녀 바르셀로나를 전술적으로 바꾸기 보다는 정신적으로 재무장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의 성공을 이끈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터키의 명문 페네르바체를 이끌게 됐다. 하지만 칠순의 노감독인 그가 강한 카리스마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극성맞기가 비할 수 없는 터키에서 외풍을 맞지나 않을지 우려되기도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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