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위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장바구니 중심의 소액 소비 주체였던 여성들이 '고가 소비' 무대에도 주인공으로 데뷔하고 있다. '적은 돈은 여자가, 큰 돈은 역시 남자가 쓴다'는 공식이 이제 확실히 뒤바뀐 것이다.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는 대대적인 매장 재구성을 진행중이다. 내년 추석 때까지 완전 마무리되는 매장 재구성의 중요 축 가운데 하나가 '여성 매장'의 강화.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가 내년까지 매장 재구성을 진행하면 전체 면적 가운데 여성 전용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36%에서 40%로 늘어나게 된다. 여성 전용 매장이 늘어난만큼 남성 전용 매장은 대폭 줄어든다(27%→23%).
이 곳의 나머지 공간(27%) 역시 식품·생활관·문화센터 등 사실상의 여성 공간이어서 얼마 가지 않아 '여성 공간'이 백화점 전체 면적의 8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통업계가 '여성'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수치로 드러난다.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 경우 카드를 그어 물건을 산 사람들 중의 60%가 여성이다. 여성이 직접 카드를 그어 물건을 사는 비율은 매년 증가, 2006년 전체의 절반에 이르더니 지난해에는 56%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60%선에 도달했다.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 최영대 홍보팀장은 "과거엔 고가 제품 선택·구매권이 남자들에게 있었지만 이제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자체 구매력이 커진 것은 물론, 전업 주부들의 경제적 권한도 증가해 여성들이 고가 소비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때문에 백화점은 여성들에게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동아백화점도 카드 매출의 60%가 여성이다. 전체 카드 매출에서 여성들의 구매 비율은 2005년 55%에서 출발, 매년 늘어나 올들어 60%를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증권사의 '고액 투자 결정자'도 여성들로 바뀌고 있다. 결국 금융회사들은 여성 직원들을 대규모로 배치하고 화장품 등 여성들을 위한 사은품 확보는 물론, 보석강좌 등 여성들에게 맞는 설명회를 앞다퉈 열고 있다.
한편 통계청은 최근 '여자의 일생, 과거는 잊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뒤바뀐 여성들의 지위를 통계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의 '권리가 올라가면서' 신생아의 출생성비(출생여아 100명당 남아수)'는 2006년 기준으로 107.4를 기록, 자연성비(103~107)에 거의 근접했다. 딸과 아들에 대한 차별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또 여성들이 '바빠지면서'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약 1.26명으로 1975년 3.47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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