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과 함께 1천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영화의 고향'으로 선정된 경남 합천의 '영상테마파크'에 관광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이 당시 영화 촬영에 쓰였던 증기기관차와 탱크·장갑차는 물론 소품들까지 전시한데다 최근에는 6·25 기념사업으로 국방부에서 빌린 O-24기와 정찰형 팬텀기(RF-5A) 등 특수 군수장비까지 대거 진열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전남 해남의 한 마을 주민들이 세트장을 찾아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 분위기 속으로 새삼 빠져들었다. 40대 후반의 한 아주머니는 "요것이 장동건(영화 속 형 진태)이가 미친놈처럼 갈기던 다발총인가벼?"라며 총 쏘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옆에서 "아니여~! 요것은 다발총이 아니라 국방군이 쓰던 것인디, '똥포'라고, 아! 박격포여 박격포!"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60대 후반의 한 남자 관람객은 "요것 하나 있으믄 빨갱이놈들이 허벌났제!"라며 당시 전쟁터에 있었던 것처럼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안내 설명판에는 '적군의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국군 대공화기 40M 자주포'라고 기록돼 있어, 단박에 '뻥'이라는 것이 탄로나자 한바탕 웃음꽃이 만발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여느 일반 세트장과는 차별화된다. 합천군 관광행정담당 정인용(49)씨는 "시대·테마별 세트장으로 순환시켜, 사계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세트장을 최소한 개조해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유치하는 '재생산세트장 시스템' 추구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지금까지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해 KBS 대하드라마 '경성 스캔들'과 '서울 1945' 등 20여편을 촬영했으며, 오는 8월부터 방영하는 MBC특별기획드라마 '에덴의 동쪽' 촬영을 위해 1980년대 서울 종로 중심가를 재현한 세트 40여동을 건립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영상테마파크를 찾은 관광객 수는 16만2천여명에 이른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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