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역사, 학생 봉사활동 장소로 인기

입력 2008-07-15 08:47:57

대구지하철 1, 2호선 역사가 학생들의 봉사활동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가 대구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와 협력해 지하철역을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터전으로 개방한 결과 2007년 한 해 동안 1호선 30개역에서 4천99명의 학생이 9천910시간의 봉사활동을 했고, 2호선 26개역에서는 1만2천129명의 학생이 무려 2만9천968시간 봉사활동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여타 기관이나 시설 등이 따라잡을 엄두도 낼 수 없는 압도적인 숫자다.

2호선 역사의 실적이 훨씬 높은 것은 주변에 학교가 많기 때문. 만촌(1천147명), 서문시장(779명), 담티(655명), 신매역(781명) 등이 대표적이다. 1호선 구간에는 학생들의 접근이 쉬운 대구(469명), 동대구(453명), 상인역(368명) 등이 많았다. 학과에 따라 봉사활동 이수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져 대학생들이 지하철 역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흔해졌다. 계명대(692명)와 앞뒤의 성서공단(883명), 강창(727명) 등 3개 역은 대학생 봉사활동자가 788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청소년활동진흥센터는 56개 전역을 봉사활동 우수기관으로 지정하고 올해 들어 학생들의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는 지하철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신청이 밀려들어 일부 역은 학생들의 요구를 다 받아주기도 쉽지 않은 정도다. 센터 관계자는 "하루 종일 언제든 활동할 수 있고 접근성이 좋은데다 역무원들이 복장과 활동안내, 관리와 확인 등을 적극 도와주고 있어서 대단히 좋은 활동 터전"이라며 "복지시설에서 고생하는 것만 봉사활동이 아니라 공공질서를 체험하며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도 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지하철 역사 내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활동은 안전질서 캠페인이나 에스컬레이터 이용 홍보, 노약자 안내 등이다. 당초에는 청소도 맡겼으나 대시민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뒤로 밀렸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역무원들에게는 번거로운 일이지만 청소년들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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