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작년에도 외유…정기감사서 드러나

입력 2008-07-14 10:14:29

지난해 산하단체 보조금으로 북유럽 3개국 다녀와

관광성 해외 연수로 말썽을 빚고 있는(본지 10일자 5면보도) 경상북도의회 의원들이 지난해에도 경북도 산하단체의 보조금으로 해외연수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경상북도 산하 단체인 경북도 사회복지 연합회는 지난해 9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3개국으로 8박9일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경비 3천만원을 경북도로부터 지원받은 이 해외연수에는 7명이 참가했는데 사회복지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부 도의원들도 연수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목적은 이들 국가의 사회복지시설 운영실태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사회복지업무 실무책임자를 위한 해외연수였지만 동행한 도의원중 일부는 연수목적도 모른 채 참가한 것으로 드러나 외유성 연수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연수에 참가했던 모 의원은 "동료의원들이 가자고 해서 갔을 뿐이다"며 "연수목적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 정기감사에서 지적돼 해당 공무원들이 문책당했고 이달 중순쯤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북도의원들이 무분별한 해외연수는 경북도의회의 대표적인 구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6년에도 산하단체를 따라 외유에 나서는 바람에 해당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고 이어 지난해말에는 다른 의원들에게 배정된 연수경비중 사용하지 않고 남은 예산을 전용해 외유에 나서려 했다 말썽이 일자 뒤늦게 도의원들이 자부담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전반기 2년동안 각종 명목으로 두 차례 이상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도의회 집행부가 자제를 요청하기는 커녕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의장단이나 상임위의장들이 의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방편으로 해외연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도의회 주변에서는 "고유가와 물가 앙등으로 인한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연수를 말려야할 의회 지도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경북도의회도의원 13명과 의회 직원 등 18명은 비난 여론에도 불구, 15일부터 14박15일 일정으로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5개국 외유 계획을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상효 해외 연수단장은 "몇 개월전부터 준비했던 해외연수인데다 일정을 취소할 경우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외연수를 갈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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