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이 무서워서….'
대구지역에서 신규 분양에 들어간 시공사 중 일부가 초기 분양에 실패한 뒤 현장 공사를 중단하고 사업을 무기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분양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할 경우 엄청난 금융 비용을 지불하야 하는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2, 3년 남은 준공 시점까지 분양 시장이 되살아날 전망도 불투명한 탓이다.
지난 4월 대구에서 8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분양한 A사는 공정률이 20%인 상태에서 마무리(?)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A사 관계자는 "시행사가 없는 자체 사업인데다 계약자도 거의 없어 사업 부지를 회사 자산으로 남겨놓고 분양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며 "토목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은 공사를 중단하고 재시공에 대비한 조치를 할 계획이며 향후 분양 일정이 뚜렷하지 않아 모델하우스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달서구에서 1천300가구 분양에 들어간 B사는 아예 모델하우스도 없으며 현장 공사조차 착공하지 않고 있는 상태.
일명 '깜깜이 분양'을 한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 연말 서둘러 분양 승인을 받았으며 계약자가 한명도 없고 판촉 활동도 하지 않는 사실상 사업 중단 현장. 시공사측은 언제 재분양에 들어갈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초기 분양 실패 상태에서 공사에 들어가면 공사비 투입에 따른 엄청난 금융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며 준공전까지 미분양이 되면 1천억원 사업 규모 현장의 경우 적자가 최소 100억원 이상 발생하게 된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형 1군 업체들까지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어 자금 부담 탓에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중구 남산동에서 1천가구를 분양한 C사가 초기 계약률이 5%를 밑돌면서 계약금을 돌려준 뒤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등 현재까지 대구에서 분양에 들어간뒤 사실상 사업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아파트 단지가 6, 7개를 넘어서고 있으며 주택업계에서는 사업 중단에 들어가는 현장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부지 확보를 위해 투입한 자금의 이자를 물며 '좋은 시절'(?)을 기다리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최선책일 수 밖에 없다"며 "공사하던 아파트 현장까지 속속 문을 닫게 되면 하도급 업체는 물론 지역 전체 경기에도 상당한 후유증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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