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낮 최고기온이 32.6℃까지 치솟은 대구. 눅진한 가마솥 더위가 도심을 달군 이날 팔공산 계곡과 동화사 야영지, 동해안 해수욕장 등 피서지에는 무더위를 피해 나온 피서객들로 넘쳤다.
이날 오후 1시쯤 팔공산 수태골. 왕복 4차로 도로는 동화사 계곡까지 1km 이상 늘어선 차량들로 빈틈이 없었다. 수태골 계곡은 튜브를 허리에 찬 아이들부터 돗자리를 깔고 누운 어르신들까지 피서객들로 발디딜틈 없이 붐볐다. 가족과 함께 수태골을 찾은 주부 한인선(36·북구 태전동)씨는 "기름값 부담 때문에 멀리 나갈 엄두를 못 냈는데 계곡물도 시원하고 사람들도 많아 피서 나온 기분이 제대로 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팔공산 야영장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야영장에는 30여개의 텐트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고, 돗자리를 깔고 먹을거리로 더위를 달래는 이들이 많았다. 수돗가는 설거지를 하는 주부들로 긴 줄을 이뤘다.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수태골과 팔공산 야영촌 일대에만 1천여명의 피서객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지난 토요일에 이어 개장 이틀째인 동해안 해수욕장에는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 본격적인 피서철 풍경을 연출했고 달성군 가창면의 스파밸리에도 6천여명이 모여 들었다. 미처 피서 행렬에 끼지 못한 이들은 앞산공원과 두류공원 등을 찾았다. 두류공원 야외 음악당 매점에서 만난 김인홍(35·서구 평리동)씨는 "너무 더워 집에서는 낮잠도 잘 수 없다"라며 "아내와 모처럼 데이트도 하고 맥주도 한잔 마실 겸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피서지 곳곳에서는 해마다 반복되는 쓰레기 무단 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취사가 금지돼 있는 수태골에는 간이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밥을 짓거나 계곡물에 설거지를 하는 얌체 피서객들이 곳곳에 있었다. 팔공산 야영촌 역시 맥주 깡통과 음식물 찌꺼기, 비닐봉지 등이 텐트 주위에 너부러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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