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김정민

입력 2008-07-10 14:56:33

이번 노래 "따라하기 힘들걸요"

터프가이 김정민(39)이 돌아왔다. 본업인 음악을 접고 MBC 드라마'히트''커피프린스 1호점''코끼리'등에서 연기력을 선보였던 그가 2006년 그룹'리플레이'활동 이후 2년만에 디지털 싱글로 가수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김정민의 컴백곡은 하드코어와 일렉트로닉 장르가 혼재된 강한 비트의 록'트리니티'. 김정민이 직접 작곡했다. 랩에도 도전했다. 핏대를 잔뜩 세워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 김정민은 이번 노래에서 더 목에 힘을 줬다.

"가수들이 핏대를 세우면서 제 모창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 노래는 모창을 못 할 것 같아요. 전 보다 훨씬 더 세거든요. 로커들이 연륜이 쌓이면 오히려 부드러워지는데 전 더 힘을 줬어요."

삼위일체를 뜻하는'트리니티'는 구름닷컴에서 서비스하는 3D 액션 게임 제목이기도 하다. 이 노래는 게임의 주제곡으로 쓰일 예정이다. 디지털 싱글곡 1곡을 발표하는 이번 활동은 일종의 몸풀기. 본격적인 활동은 10월쯤으로 예정하고 있다. 이 때 쯤 6곡 정도가 담긴 6.5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기도 계속 할 생각이다.

"록만 고집하던 시절에는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 싶었는데 요즘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껴요. 연기와 음악을 조화롭게 하고 싶습니다.'코끼리'에서는 얄미운 인간'전덕배'로 등장하는데 새로운 역할이라 너무 재미있어요."

김정민은 새 음반 소식과 함께 재작년 10월 일본인 아내 타니 루미코씨와 결혼한 이후의 소식도 전했다.

"6월 19일에 첫째 태양이가 첫 돌을 맞았어요. 태명이'해성'인 둘째 아이 출산이 오늘 내일 합니다. 요즘 가수에, 연기자에, 남편에 육아 도우미까지 1인4역을 해야돼 너무 바빠요. 제가 관리도 하고 있지만 도통 살이 찔 겨를이 없다니까요. 지금은 정말 육아 박사가 다 됐습니다."

김정민은 당시 가수 박혜경의 소개로 아내를 만났다. 박혜경은 지금도 첫 아이의 옷도 사다주며 이들 부부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민은 박혜경에게"음악적으로도 요즘 잘 돼서 너무 좋다"며"보답을 해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못했다"고 미안한 마음이다.

당시 김정민은 아내를 만난지 두달 만에 결혼을 결정, 넉달 만에 식을 올렸다. 초고속 결혼이다. 아내는 결혼할 때 이미 임신한 상태였다.

"원래 나를 잘 모르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환상이 있었어요. 가수라는 타이틀 대신 인간 김정민을 좋아해줄 사람을 찾았죠.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그냥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다른 문화에서 평생을 살아오다가 결혼으로 한 가족이 됐다. 아내는 이런 것들이 결혼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전 제가 최단기간에 결혼한 한 줄 알았는데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사연을 읽다보니 더 스피드한 사람도 있더라고요. 전 정말 결혼 잘 한 것 같아요. 더 시간을 끌었으면 안됐을 거예요. 장인과 장모도 결혼 전 딱 두번 봤고, 상견례도 결혼 전날 했는데 절 믿고 바다 건너 딸을 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타니 루미코는 제일교포 3세이긴 하지만 결혼 전 한국문화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빨리 결혼을 하다보니 결혼 후 문화적 차이를 조율해야하는 부분도 있었다.

"한국처럼 자주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는 부분이나 음식문화의 차이가 있었지만 서로 양보하면서 잘 극복했어요. 아내가 언어습득 능력이 빨라서 지금은 한국사람처럼 한국어를 해요. 제가 일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니까요."

김정민은 19세 때부터 일본에서 아이돌 가수로 활동한 아내 자랑도 잊지 않았다."노래는 저보다 더 잘해요. 절대 음감이 있죠. 일본에서 활동할 때도 롱 다리, 예쁜 다리 가수로 불렸을 정도로 다리도 예쁘고 착해요. 음악적인 면도 뛰어난데 가수활동에 대한 미련이 없대요. 결혼생활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아내가 고맙습니다."

아내 얘기를 정신없이 하는 그에게서 과거 반항적 느낌의 로커 김정민은 온데간데 없었다. 자기 스스로도"내가 이렇게 바뀔지 몰랐다"고 할 정도다. 아내가 김정민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 작년에는 홍경민의 콘서트 무대에 깜짝 게스트인 것인 냥 갑자기 올라 열창하기도 했다. 그만큼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이 끔찍하다.

"결혼 후 책임감이 커졌어요. 항상 가정을 먼저 생각하고 생활도 건전해졌죠. 아내가 한국에 가족·친구가 없으니까 제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거든요. 저 하나만 보고 일본에서 날아와 결혼한 건데 제가 곁에 있지 않을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러다보니 술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됐고요."

결혼 전부터 김정민을 알아온 기자는 아내와 아이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의 모습이 자못 낯설기까지 했다. 공처가가 다 된 김정민이 선사하는 강력한 록음악이 어떻게 팬들의 가슴에 파고들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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