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감각으로 어떻게 4년 버텨갈지 걱정"
이명박 대통령이 내각 총사퇴 27일 만에 장관 3명을 교체한 소폭 개각을 두고 여권에서 비판론이 들끓고 있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 추락에서 나타난 민심을 정말로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오기를 부리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푸념과 고작 이 정도의 정치 감각으로 앞으로 어떻게 4년을 버텨갈지 걱정이라는 한탄도 나온다.
7일 개각에 대해 한나라당의 공식입장은 "국정이 안정돼야 경제난국도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조윤선 대변인)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상황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 있느냐며 장관 교체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잘못된 개각의 여파는 여권 전체가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청와대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쇠고기 정국 탈피는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그대로 묻어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때 대폭 개각을 주장한 허태열 최고위원은 8일 "국민들이 개각의 고충을 이해해주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주성영 의원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신해 차관을 교체한 것은 이번 기회에 민심을 읽고 겸손해진 것이 맞느냐는 걱정을 낳게 한다"며 "이 대통령이 정권 초반에 어려움을 딛고 남은 기간 동안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잃게 한다"고 비판했다.
친이 직계 의원도 "첫 조각이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폭넓게 쇄신하는 게 맞다. 연말쯤 또다시 전면적 쇄신개각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성태 제4정조위원장은 "성장 우선으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한 경제 수장이 서민경제의 고통 분담을 호소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며 강 장관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여당과 더불어 보수단체 역시 '생색내기 땜질개각'이라고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이들 단체는 강 장관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유임을 두고 대통령이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못 읽고 있다고 입을 모았으며, 정부의 정책전환 의지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보수성향의 '바른사회 시민회의'도 "고유가 등 물가고를 국민들에게 떠안긴 경제라인의 유임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전혀 없는 것"이라며 "안 하니만 못한 말 그대로 '물타기 개각'에 불과했다"고 혹평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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