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회 16만원서 출발 각계서 성원 쏟아져
"감사의 밤 행사를 한다고요? 그것하면 행사비 들잖아요. 차라리 이웃사랑 성금으로 쓰는 게 더 좋지 않아요."
매일신문 창간 62주년을 맞아 후원자들에게 '이웃사랑 감사의 밤' 행사의 초청 전화를 할 때 한 기업체 사장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찌나 가슴 뿌듯하고 감사한지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성금 받은 분들이 후원자 분들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이웃의 도움으로 새 생명 얻어 희망 갖고 용기 내 사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말로 그 사장님을 겨우 설득했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5년 7개월 동안 이웃사랑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의 뜻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이웃사랑제작팀이 앞으로 걸어갈 방향을 제시해 주신 것 같아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복지관이었습니다. 이웃사랑의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 아들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팔순의 할머니께서 행사에 참석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당시 담관암을 앓고 있던 아들은 세상을 등졌지만 어미로서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직접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난 1일 구부정한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백발이 성성한 채로 행사장을 찾은 할머니는 기자의 손을 잡고 수차례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이렇게 얼굴 보고 인사밖에 할 수 없는 늙은 어미를 용서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복지관 관계자는 할머니의 행사장 참석이 지난 5월 아들을 떠나보낸 뒤 첫 외출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할머니는 아들을 잃은 후 골방에 앉아 "내가 죽어야지, 늙은 내가 죽어야지"하며 집밖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날 할머니는 기자와 약속을 했습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애써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여생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입니다.
이외에도 이웃사랑 제작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감동을 주신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이나 흐뭇한 뒷소식을 전해준 분들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독자 여러분이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첫 회에는 16만원의 성금을 모았지만 그후 독자들의 성원이 쏟아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265명의 이웃을 소개하고 모두 14억 4천만원의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이웃사랑 제작팀 역시 사랑과 온정이 계속 이어지는 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매주 100명이 넘는 독자들이 1만원, 2만원씩 보내주신 성금으로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기적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후원자들과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이웃사랑 제작팀은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웃사랑 제작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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