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본사주최 후원자와 '감사의 밤' 행사

입력 2008-07-07 07:21:22

삶에 지친 이 눈물이…희망 벅찬 새 눈물로

"이웃사랑, 당신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1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계산동 매일신문사 11층 강당에서는 자그마하지만 감동적인 행사가 열렸다.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이 주최한 '이웃사랑 감사의 밤'이 바로 그것이다. 그간 5년 7개월을 이어온 이웃사랑의 릴레이 행진에 원동력이 됐던 후원자들과 도움받은 이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였다.

도움을 받은 이들은 후원자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보냈고, 후원자들 역시 한결 밝아지고 건강해진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모두 100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흐뭇하고 따뜻한 시간을 가졌다.

매일신문 우정구 경영이사는 인사말에서 "보수적인 대구라고들 하지만 온정은 전국 최고임을 보여줬다"며 "여러분들이 그 주인공들"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02년 '아름다운 함께살기'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웃사랑'이 처음으로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 이웃사랑 코너에 소개된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하는 후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아들 현수(생후 5개월)군의 투병으로 '이웃사랑'에 소개된 느옌 띠 빗(23·여)씨는 "아기가 많이 나아졌다. 대구사람들이 도와줘서 현수는 행복하다. 나도 행복하다. 정말 고맙다"며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도와준 분들께 직접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07년 5월 소개된 장일수씨는 "어렵게 살다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은 후에는 술, 담배를 끊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웃사랑으로 인해 삶이 바뀌었다"고 고마워했다.

행사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영상으로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온 세가족이 있었다. 그들의 소식을 담은 '이웃사랑, 그 이후' 동영상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4월 신생아 호흡곤란증을 앓았던 생후 13개월의 박준이군은 이제 세살이 돼 혼자 물장난을 칠 정도로 건강해져 있었다. 지난해 12월 소개된 지원이·지수(5) 자매의 다정한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지난해 10월 로렌조오일병을 앓고 있던 기현이(12)가 기력이 회복돼 웃는 모습을 보이자 일부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매일신문사는 참석한 후원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이어준 보답으로 기념패를 전달했다. 대표로 기념패를 받은 이규원 제일안과병원장은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지면에 소개해준 이웃사랑 제작진에 감사한다"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서로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 후원자의 편지…"조용하고도 묵묵하게 나눔 네트워크 이어지길"

"이웃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후원자에게는 나눔의 기쁨을…"

지난 3년간 매일신문이 주관하는 '이웃사랑' 코너에 참여해오고 있습니다만, 막상 후원자 대표로 그동안의 소회에 대한 원고청탁을 받고 보니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라는 성경말씀을 되새기게 됩니다.

굳이 이 코너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찾아본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저희 한영아동병원이 개인의원에서 병원으로 확장 이전하여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개원식에는 많은 돈이 들게 되는데, 개원식을 생략하고 그 예산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하자는 임·직원의 뜻이 모아졌으며 때 마침 매일신문에서 신설한 '이웃사랑' 코너에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지난 3년간 매주 게재되는 아픈 사연을 볼 때마다 우리의 작은 도움들이 절실히 필요한 이웃들이 많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모자모녀가정, 장애우가정, 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외국인근로자가족, 본의 아니게 감염되어 고통받는 에이즈환자, 하루아침에 찾아온 사고와 질병의 불행 앞에 망연자실하는 이웃들…. 그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손길을 내미는 '이웃사랑' 코너야말로 창간 62돌을 맞아 깊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고통과 절망에 몸부림치던 그들이 병마와 싸워 이겨나가며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볼 때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매주 거금을 빠짐없이 보내주시는 병원, 약국, 기업체, 많은 단체와 이름 없이 후원해주시는 많은 분들…, 그 분들도 제가 느끼는 마음과 다를 바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육체적으로 봉사하고 경제적으로 후원하는 나눔의 문화가 우리사회 저변에 폭넓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기를 희망합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은 연중무휴로 있습니다. 연말연시 행사도 중요합니다만, 조용하고 묵묵하게 지속적으로 나눔의 네트워크가 이어지길 빌어봅니다.

▨ 도움받은 이의 편지…"괴로워서 마시던 술도 끊고 베푸는 삶 배워"

도움받은 분들을 대표해 감사의 편지를 몇 자 적어봅니다.

이웃사랑 담당인 정현미 기자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7월이었습니다. 방학이라 세 딸의 급식이 끊겨 생계가 막막할 때였습니다. "아버님 힘드시죠" 하며 "방학 동안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고 싶어 동사무소를 통해 찾아왔다"고 하더군요.

그 당시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아내와 세 딸을 혼자 키우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건축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일할 수 없는 형편이었지요. 복지관에서 주는 점심도시락으로 네 식구 끼니를 겨우 해결할 정도였습니다. 정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 기자에게 또 연락이 오더군요. 성금을 지원해주고 싶은데, 그러려면 기사가 나가야 된다고 하더군요. 못 먹어 안 크는지 남들보다 한 뼘이나 키가 작은 막내딸 얼굴이 스치더군요. 내키진 않았지만 취재에 응했습니다. 그리고 2주 뒤에 710만 원이라는 귀한 성금을 받았습니다.

이 귀한 성금을 받아도 되나, 이제 난 어떻게 살아야하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리곤 결심을 했지요. 이렇게 받은 귀한 사랑 다른 사람에게 베풀자 싶더군요. 곧장 교회로 달려갔습니다. 열심히 기도했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도시락 배달도 하고, 후원금을 조금씩 받아 곰팡이 핀 반지하방에 도배도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병원에서 기적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허리가 좋아지더군요.

괴로울 때마다 피우던 담배도, 마시던 술도 끊었습니다. 대신 그 시간에 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병원비가 없어 수술을 못하는 분들을 만나면 정 기자에게 연락해 이웃사랑과 연결도 시켜줬습니다. 사실 제가 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많은 분들이 되레 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딸 셋 키우기가 벅차 허둥지둥대던 제가 이젠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웃사랑을 통해 받은 사랑 많은 이웃들에게 베풀며 살겠습니다.

▨ '감사의 밤' 행사 참석하신 분들

▷최문종 하이트맥주㈜ 대구지점 상무이사 ▷이규원 제일안과병원장 ▷정유주 정약국 대표 ▷이정권 한영한마음아동병원장 ▷조희만 한영한마음아동병원 행정부장 ▷안상규 안상규벌꿀 대표 ▷김관태 ㈜태원전기 사장 ▷최영대 대백선교문화재단 문화재단팀장 ▷김석기 신행건설 이사 ▷김종년 경신교육재단 이사장 ▷김호원 경신고 교장 ▷백흠도 ㈜해도전력 사장 ▷황형기 황형기내과의원장 ▷이상인 원일파템㈜ 사장 ▷채미자 ㈜인슈에셋플러스 대표이사 ▷한춘봉 한국화가 ▷변창식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심영숙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과장 ▷김영애 중구보건소 소장 ▷홍경숙 중구보건소 보건방문계장 ▷곽병련 중구보건소 방문간호사 ▷전수경 경북대병원 무균병동 수간호사 ▷신훈철 소망모자원 사무국장 ▷황운용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지부 소장 ▷지윤경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지부 상담원 ▷이세정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지부 상담원 ▷조장래 동산병원 사회사업팀장 ▷이명숙 동산병원 사회사업담당 ▷김진홍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김안나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이성윤(가명·08년 6월 25일 보도)외 1명 ▷고영미(가명·08년 6월 4일 보도)외 1명 ▷느옌 띠 빗(08년 4월 30일 보도)외 2명 ▷이규열(08년 4월 16일 보도)외 4명 ▷최창숙(08년 3월 19일 보도) ▷권용배(08년 2월 20일 보도) ▷박인영(08년 2월 6일 보도)외 1명 ▷임상철(가명·08년 1월 23일 보도)외 2명 ▷송은미(08년 1월 9일 보도) ▷이진숙(가명·07년 12월 5일 보도) ▷장정파(07년 11월 21일 보도)외 1명 ▷한숙자(가명·07년 11월 7일 보도)외 1명 ▷정성분(07년 10월 17일 보도) ▷김진수(가명·07년 8월 8일 보도)외 1명 ▷김수진(07년 7월 18일 보도) ▷윤경수(07년 6월 13일 보도) ▷임말순(가명·07년 6월 6일 보도) ▷장일수(07년 5월 30일 보도) ▷전희섬씨 어머니(07년 5월 23일 보도) ▷윤광현(07년 3월 21일 보도)외 1명 ▷김춘자(07년 3월 7일 보도)외 1명 ▷김선옥(가명·06년 10월 25일 보도)외 3명 ▷장두옥(가명·06년 10월 18일 보도)외 2명 ▷김경희(06년 6월 14일 보도)외 2명

[동영상] " 이웃사랑 그 후.... "

※ ▶ 버튼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동영상]'이웃사랑 감사의밤' 행사

※ ▶ 버튼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장성혁 동영상인턴기자 jsh0529@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