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18대국회 정치권, 내일 첫 시험대

입력 2008-07-02 10:29:42

한나라당 7·3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 정치권이 시험대에 올랐다.

박희태 전 의원과 정몽준 최고위원, 허태열 의원 등이 대표자리를 두고 치열한 득표전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대표격으로 출마한 김성조 의원은 당락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 있어서다. 7명이 출마했다가 진영 의원이 사퇴하는 바람에 사실상 1명만 탈락하는 '싱거운' 승부지만 한나라당의 골수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출신의 김 의원은 외로운 승부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출신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은 별로 위기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의 당락에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는 의원들도 꽤 있다. 일부 원내외위원장들은 1인2표제로 실시되는 대의원투표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박 전 의원과 정 최고위원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나머지 한 표는 지역출신인 김 의원에게 던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의원들이 한 표는 원내외위원장의 의사에 따르지만 나머지 한 표는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경우를 감안하면 대구경북에서의 김 의원 지지도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 지역 국회의원은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전에 충분히 이해를 구하고 출마한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은 있다"며 "김 의원이 당락을 떠나 지역의 지지를 받지못한다면 대구경북 정치권은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파동을 거치면서 친이와 친박으로 갈라진 지역정치권이 다시 한 번 결속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일 경우 더이상 지역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원내외 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한 박 전 의원과 정 최고위원측의 공략이 집중되면서 상당수 대의원들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일부 원외위원장들은 전당대회직후 친박인사들의 복당이 예상됨에 따라 친박성향의 김 의원 대신 정 최고위원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대구에서는 일단 한 표는 지역출신에게 던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자칫 김 의원 지지도가 크게 떨어질 경우 그 역풍은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선거결과를 우려했다.

권용범 당협위원장(달서을)은 "일부 현역의원들이 김 의원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원외 일부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도 있지만 김 의원에게 한 표를 던지는 것은 도리"라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