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우리유치원] 청도 동산초교

입력 2008-07-01 07:42:39

학교에 문구점 마련 "준비물 걱정 없어요"

▲ 청도 동산초교 학생들은 별도로 문구점을 갈 필요없이 학교에 마련된
▲ 청도 동산초교 학생들은 별도로 문구점을 갈 필요없이 학교에 마련된 '꿈동산 문구'에서 학용품을 무료로 구입할 수 있다.

동산초교(청도군 매전면)에는 다른 학교에 없는 구내 시설이 있다. 각종 학용품을 파는 문구점을 지난 4월 문을 연 것. 문구점 이름은 '꿈동산 문구'. 거창한 것은 아니다. 전교생 23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학교라 여유 교실이 없어 1학년 교실 뒤쪽에 서랍장 형식으로 만들었다.

교내에 문구점을 만든 건 학교 인근에 문구점이 없기 때문. 이로 인해 학생들이 수업에 필요한 학습준비물을 제때 못 챙겨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다. 김영희 교사는 "청도읍내에서 20㎞나 떨어져 학생들이 각종 문구를 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난해 말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이같은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많아 학교에서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꿈동산 문구에는 찰흙과 색연필, 풀, 가위, 색종이 등 100여종의 문구들이 비치돼 있다. 비싼 문구를 빼고는 웬만한 문구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 특히 학생들은 일반 문구점처럼 직접 사고 파는 상거래도 거친다. 문구마다 가격표가 붙여져 있는 것. 하지만 진짜 거래가 아니다. 1천원이나 5천원권 등의 모조 화폐를 이용해 구입한다. 이를 위해 학교측은 매달 학생 1인당 1천원의 모조 화폐를 지급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소모품 구입증에 써서 담임 교사에게 확인을 맡은 뒤, 문구를 구입한다. 이를 기록장에 남겨 개인적으로 관리도 한다.

김 교사는 "과거 한때 학교에서 문구를 일괄 구입해 학생들에게 지급했지만 공짜라는 생각에 낭비하는 경향이 심해 용돈처럼 사용하면서 상거래 행위도 배우고 절약할 수 있도록 모조 화폐를 만들었다"고 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문구점에서 도우미 활동을 한다는 5학년 석지원(11·여)양은 "교내에 문구점이 있으니까 필요할 때마다 빨리 구입하고 직접 관리도 하니까 마치 가게를 운영하는 것처럼 재밌다"고 좋아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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