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당권주자 인터뷰] 통합민주당 정세균 의원

입력 2008-06-26 09:38:51

통합민주당 당권레이스의 유력주자인 정세균 의원은 '변화와 도약, 강력한 수권정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이 당의 변화와 도약을 이끌 수 있는 '유일 대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로 정 의원은 당내 지지기반에서는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영남없이 전국정당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최근의 영남 홀대논란을 정면으로 지적하고는 "10년 집권경험을 바탕으로 선명하고 강력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관보게시 강행으로 정국이 다시 냉각되고 있다.

▶강경투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전당대회도 잘 치르면서 쇠고기투쟁을 병행할 것이다. 민주당은 아직도 건설 중이다. 앞으로 투쟁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당부터 건설해놓아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산업자원부장관으로 있을 때 한미FTA(자유무역협정)협상을 진전시켰다.

▶정부에 있을 때부터 (한미FTA에) '조건부' 찬성이었다. 정부 각료, 특히 산자부장관은 FTA에 무조건 찬성해야 하는데 '조건부'를 붙인 것은 내가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조건부란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부문에 대해 미리 대책을 세워 놓고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또 현 정부는 우리나라가 먼저 한미FTA를 통과시켜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나는 EU와의 FTA를 빨리 타결하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본다. 한일, 한중FTA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최근 당내 갈등양상이 노출되면서 민주당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지적도 많다.

▶(당대표가 된다면) 원칙대로 하겠다. 당 대표부터 사익(私益)을 배제하고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게 해야한다. 계파니 하는 것은 없다.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당을 운영하겠다. 지분을 챙기고 하는 것은 완전한 구태다. 그런 식 정당은 시대착오적이다.

-대세론을 바탕으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슨 조직의 도움을 받는 것이 없다. 나 스스로 대세론을 주장한 것도 아니다. 나와 같이 일을 해 본 사람은 나를 지지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지지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경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자리를 바라고 머리를 내미는 사람이 아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다른 후보에 비해 지지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카리스마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나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2005년 원내대표와 당의장을 같이한 적이 있다. 그때 언론들이 '조용한 카리스마'라고 불렀다. 내가 온화하게 생겼는데 그것이 좋은 이미지를 주기도 하지만 야당지도자로서 강해보이지는 않는다는 것 안다. 그러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우려를 하지 않는다. 대의원들은 통합능력을 1차적으로 보고 그 다음이 정책능력이라면 간판(얼굴)은 그 마지막으로 따진다. 대의원들은 민주당을 통합하고 화합할 능력이 있고 한나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참여정부때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내 '도로 열린우리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

▶17대 의원 다수가 나를 지지한다. 그들과 당원들이 나를 지지하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그것은 내가 과거에 중요한 일을 하면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제 참여정부는 역사속으로 들어갔다. 열린우리당에서 뭘 했던지간에 개인적인 부정적 이미지가 없으면 전혀 문제될 것 없다.

-국회는 언제 들어가는가.

▶그건 전적으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야당은 국회가 안 열리면 투쟁의 장이 없어진다. 지금은 (여권에 대한)국민적 저항이 너무 크다. 야당이 국민정서와 유리되면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국회에 못 들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영남을 홀대하면서 지역당으로 전락했다.

▶참 바보들이다. 영남없이 전국정당화가 가능한가? 영남에서 일정 부분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지난 10년 동안 해온 것을 지난 1년 만에 다 까먹었다. 빨리 복원해야 한다. 조직을 강화하고 지구당 부활을 공약한 것은 그 때문이다. 영남에서 원외지구당위원장도 없으면 어떻게 이 지역의 민심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여대야소정국에서 제1야당의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인가.

▶이제 목청만 크고 강경투쟁만 하는 야당은 안 된다. 정책대안능력과 투쟁을 잘 조합해야 한다. 우리는 10년 동안 집권한 세력이다. 옛날식 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잘못이 있으면 가끔 발목을 잡기도 할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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