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목 역투·우동균 끝내기…삼성 5연패 탈출

입력 2008-06-25 08:12:28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최고참 이상목(37)이 결국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해 개인 통산 100승 기록 달성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빛나는 역투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마운드에서 노장이 분전하자 경기 내내 고전하던 타선에서는 1군의 막내인 우동균(18)이 끝내기 안타로 화답했다.

이상목은 24일 LG 트윈스와의 대구 경기에서 2회초 로베르토 페타지니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최동수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 초반부터 흔들렸다. 하지만 노장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어진 1사 1, 2루의 위기에서 김상현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한 뒤 4회초 2사에서 2루타와 볼넷 2개로 만루 고비를 맞았으나 무사히 넘겼다.

이후 이상목은 안정을 찾았고 LG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이상목의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37km에 불과했으나 경기 초반 다소 밋밋했던 변화구의 각은 갈수록 날카로워져 5~7회를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옥스프링 역시 4회말 폭투를 범해 2루타를 치고 출루한 김동현이 홈을 밟게 했을 뿐, 호투를 이어갔다.

이상목은 1대2로 뒤진 8회초 1사에서 안치용에게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선발 투수진이 무너져 5연패에 빠진 삼성으로선 이상목의 역투(7과 1/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가 큰 힘이 됐다. 옥스프링도 7과 1/3이닝 동안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결국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이날 8회는 두 팀 모두 간담이 서늘했던 순간이었다. LG는 8회초 1사 2루 찬스에서 삼성의 두번째 투수 조현근에게 막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삼성 또한 8회말 대타 김재걸의 볼넷과 우동균의 희생번트, 박한이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의 기회에서 대타 김창희와 강봉규가 LG 투수 오상민과 정재복에게 각각 막혀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승부가 갈린 것은 9회말. 삼성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내세워 9회초를 넘긴 뒤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LG의 마무리 투수 정재복으로부터 선두 타자 박석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꺼져가던 승리의 불씨를 살리자 양준혁이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2대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진갑용의 우전 안타와 김재걸의 고의 사구로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고졸 신인 우동균이 날린 타구는 빗맞는 바람에 멀리 뻗어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포물선을 그린 타구가 LG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되면서 삼성은 극적으로 3대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5연패에서 벗어난 반면 LG는 8연패에 빠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4일 야구 전적

LG 020 000 000-2

삼성 000 100 002-3

▷삼성 투수=이상목 조현근(8회) 오승환(9회·2승) ▷LG 투수=옥스프링 오상민(8회) 정재복(8회·6패) ▷홈런=최동수(2회 2점·LG)

한화 5-3 KIA

SK 9-5 롯데

우리 5-4 두산

■25일 선발투수

삼성 전병호-LG 심수창(대구)

한화 송진우-KIA 리마(청주)

두산 이혜천-우리 김수경(잠실)

롯데 이용훈-SK 이영욱(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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