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유명 휴양·관광지의 땅값이 최근 폭등해 개발이 어려워지자 지역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덕군 병곡면 병곡리에 위치한 고래불해수욕장은 8㎞ 길이의 황금백사장에다 울창한 송림, 깨끗한 바닷물, 완만한 경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국내 최고 가족 피서지로 손꼽힌다.
그러나 고래불해수욕장의 땅값은 1990년대 후반 3.3㎡당 7만원대였으나, 이후 관광지로 지정되고 2005년부터 일어난 외지인들의 부동산 투기붐으로 현재 40만∼50만원대에 호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영덕군은 숙박시설·상가·위락시설·연수원 등을 포함하는 택지개발이나 민자 유치로 고래불해수욕장을 개발하려고 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래불해수욕장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55)씨는 "다른 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병곡리는 10년 동안 변함이 없다"며 "땅 투기꾼 때문에 주민들의 실질 소득이 도리어 감소하는 등 골탕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군 조현국 공보담당은 "땅값이 3.3㎡당 10만원이 넘으면 택지개발이 사실상 어렵다"면서 "고래불해수욕장은 이제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으면 개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덕읍 창포리 해맞이공원도 마찬가지다. 풍력발전소와 국제규격의 축구장 등을 갖춰 최근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지만 영덕군은 2006년 인접 사유지 6천여㎡를 매입하지 못해 개발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당시 영덕군은 이 땅을 매입해 주차장과 축구장 관람석을 만들려고 했으나 지주가 감정가 8만원의 4배에 가까운 30만원을 요구해 개발 계획이 무산됐다.
포항의 부동산전문가 이준희(44)씨는 "부동산 거품 때문에 개발도 안 되고 수익도 나지 않는 땅들이 너무 많다"며 "이 때문에 개인과 지자체에 어려움을 주고 심지어 국가 경쟁력도 약화시킨다"고 했다.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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