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진정한 365일 영업시대 왔다

입력 2008-06-20 09:42:14

고객 생활패턴 따라 휴일 개점 늘어

은행원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다른 기업체에 비해 주5일 근무제를 일찍 도입했고, 지난해엔 금융노조 차원에서 은행 창구 영업 시간 마감을 1시간 당기는 논의까지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회사들의 '영업전쟁'이 격화하면서 '셔터를 내리지 않는' 은행이 대구에서 잇따르고 있다. 은행원들의 시간이 아닌 고객의 시간에 맞추려는 노력이 본격화한 것이다.

대구은행은 다음달부터 대구 중구 교동시장지점을 '주 7일 영업 은행'으로 바꾼다. 교동시장 지점 인근은 부쩍 늘어난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말과 휴일이면 대규모로 몰려드는 곳. 때문에 대구은행은 이 곳에 환전·송금 수요가 많다고 보고 주말과 휴일에 환전·송금 업무를 볼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인근 중앙로지점도 주말·휴일 근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교동시장지점을 시초로 향후 '선데이 뱅킹(Sunday Banking)'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 대구은행은 향후 주말과 휴일 은행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주말과 휴일 금융수요가 많은 곳에 대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가 끝나면 '영업시간 파괴' 지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하반기에는 '모바일 뱅킹' 즉, 은행이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고객을 직접 찾아나서는 '움직이는' 영업을 강화한다"며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물론, 외국계 기업과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가장 가까운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은 이미 대구에서 '영업시간 파괴'를 시행하고 있다.

철저한 '프리미엄 고객' 위주의 영업을 하면서 대구의 부유층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HSBC은행 대구지점은 지난달말부터 '7·7·7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 7일간 오전 7시에서 오후 7시까지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 상담을 원하는 고객이 있다면 아침 7시부터 상담에 응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상담을 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은행 측 방침.

이 곳 박태호 지점장은 "바쁜 일정으로 영업시간에 은행 방문이 어려웠던 고객들은 사전 예약을 통해 평일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행 대구지점도 중국인 근로자들의 송금·환전 수요를 겨냥, 휴일에 문을 열고 있다.

한편 신한은행은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지점을 365일, 24시간 무휴점포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은행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안산에 최근 365일 지점을 열었다. 외환은행 역시 '일요 점포'를 수도권에서 5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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