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반 대량실점 추격 물거품

입력 2008-06-18 09:14:20

득점 기회 병살타 겹쳐 우리에 6대9로 져

막강 불펜을 자랑하던 삼성 라이온즈의 안타까운 현 주소를 보여준 경기였다. 삼성은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대6으로 따라붙은 뒤 7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불펜 권오원이 3점을 내주는 바람에 타선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끝내 6대9로 고배를 마셨다.

'필승 계투 5인방' 가운데 안지만과 권혁, 권오준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간 뒤 현재 삼성 불펜에서 믿을 만한 투수는 정현욱과 권오원. 하지만 권오원이 시즌 초반보다 위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어서 사실상 승리를 지킬 불펜은 정현욱 뿐이다. 때문에 정현욱은 경기 후반 앞선 상황에서 내보내기 위해 아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1대6으로 뒤지던 7회초 삼성이 3점을 만회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7회말 등판한 권오원이 우리 타선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예전 같으면 '필승 계투 5인방'을 총동원, 상대 타선을 봉쇄한 뒤 재반격을 노릴 만한 상황. 하지만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신뢰하는 불펜 정현욱을 내보내기는 어려웠고 결국 다시 기세를 빼앗기고 말았다.

불펜의 공백 외에도 이날 경기의 패인은 선발 투수 이상목의 난조와 득점 찬스에서 나온 3개의 병살타. 삼성의 에이스 역할을 떠맡아온 이상목이 5이닝 동안 9피안타 6실점하는 바람에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더구나 2회와 4회, 5회에 강봉규, 김창희, 신명철이 병살타를 친 탓에 경기 초반 따라붙을 기회를 날려버린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삼성은 이날 2회말 권도영의 적시타, 전준호의 3타점 2루타로 4점을 내준 뒤 3회말 이택근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0대5로 끌려갔다. 4회초 최형우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병살타로 추가 득점에 실패한 뒤 5회말 선발 이상목이 클리프 브룸바에게 1점 홈런을 내줘 1대6이 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7회초 삼성은 반격에 나섰다. 최형우, 강봉규, 김창희의 연속 안타로 잡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현재윤이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채태인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얻고 신명철 대신 타석에 선 양준혁이 1타점 2루타, 진갑용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4대6으로 쫓아갔다. 그럼에도 7회말 다시 3점을 내주면서 점수 차는 4대9로 벌어졌다.

마운드가 흔들렸지만 삼성 타선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8회초 강봉규의 중전 안타에 이어 대타 우동균이 우익선상 2루타를 때려 1점을 만회한 뒤 채태인의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끈질긴 추격전은 거기서 끝났다. 이어진 2사 1, 2루 기회에서 박진만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더 이상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7일 야구 전적

삼성 000 100 320-6

우리 041 010 30X-9

▷삼성 투수=이상목(5패) 전병호(6회) 권오원(7회) 조현근(8회) ▷우리 투수=마일영(5승) 송신영(7회) 박준수(8회·1세이브) ▷홈런=이택근(3회 1점) 브룸바(5회 1점·이상 우리)

KIA 7-1 LG

롯데 9-4 한화

SK 11-0 두산

■18일 선발투수

삼성 배영수-우리 전준호(목동)

두산 이혜천-SK 송은범(잠실)

한화 송진우-롯데 장원준(대전)

KIA 리마-LG 이재영(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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