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이상목 선발…삼성, 우리와 1차전 승부 건다

입력 2008-06-17 08:55:30

첫 승부에 달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3위 롯데 자이언츠, 4위 한화 이글스와 2경기차 뒤진 5위. 17일부터 3연전을 치르는 우리 히어로즈 역시 첫날 선발 마일영 외에는 믿음직스럽지 않기에 17일 맞대결 결과에 따라 3연전의 흐름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금 삼성의 형편을 감안하면 5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단한 성적. 최고 강점인 불펜에서 앞선 상황 중에 가동할 수 있는 선수는 정현욱, 권오원이 전부인 데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선발 투수진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삼성이 믿을 구석은 베테랑 선발 이상목과 신예 타자들 뿐이다.

3연패 중이지만 팀 구성원을 따지면 꼴찌 우리 히어로즈는 만만히 볼 수 없다. 현재 성적을 떠나 투수진, 타순 전체를 보면 누구도 쉽게 무시하지 못할 팀이다. 특히 삼성은 우리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더욱 부담스런 상대. 비록 이전 3연전을 모두 이겼지만 안심할 수 없다.

일찌감치 중심 타선이 붕괴됐지만 신예 4번 타자 박석민을 중심으로 버티고 있는 삼성이 공격력을 배가하기 위해서는 1, 2번 타순 배치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형편. 어차피 출루율이 높지 않음을 고려한다면 빠른 발과 경험만 보고 신명철, 김재걸 등을 '테이블 세터'로 놓는 것보다 미래를 위해 차라리 신인 우동균을 계속 전진 배치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공격력에 있어서는 박석민, 최형우, 우동균 등 젊은 타자들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지만 일단 선발 투수가 최대한 오래 버텨주는 것이 우선. 노장 이상목의 어깨가 무겁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1승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통산 100승에 1승만 남겨놓은 탓에 17일 승부는 이상목에게 더욱 각별하다.

이상목의 상대는 마일영. 4승4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18, 19일 배영수, 웨스 오버뮬러가 각각 전준호, 김수경을 상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승부에서 승리를 점치기 어렵기에 이상목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3연전 와중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기에 먼저 1승을 올리고 한숨을 돌리는 것이 더욱 유리한 실정.

안지만, 권혁 등 삼성의 최강 불펜 주역들은 다음주나 돼야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른바 필승 계투조가 정현욱, 권오원밖에 남지 않은 등 어려운 와중에 우리를 상대로 삼성이 선전한다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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