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대포 한방에 8강 명중

입력 2008-06-17 06:13:34

독일, 발락 결승골…1대0 오스트리아 대파

잔치의 주인인 오스트리아가 스위스에 이어 손님들만 남겨놓고 일찍 무대 뒤로 퇴장했다. 1930년대 전성기였던 오스트리아 축구의 전설적 스타 에른스트 하펠을 기리기 위해 만든 비엔나의 에른스트 하펠 구장에서 개최국 오스트리아는 독일에 0대1로 패배, 짐을 꾸렸다.

17일 오전 3시45분 열린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B조 3차전에서 미하엘 발락의 프리킥 골로 승리한 독일은 2승1패, 조 2위로 8강에 진출해 A조 1위인 포르투갈과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같은 시각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의 뵈르테르세 구장에서 열린 B조 3차전에선 조 1위 크로아티아가 폴란드를 1대0으로 제압, 3승을 기록하며 A조 2위 터키와 4강 길목에서 맞붙게 됐다.

독일의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오스트리아의 공격은 만만찮았다. 그러나 독일에게는 결정력이 있었고 오스트리아에는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독일은 전반 4분,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페널티 구역 오른 측면을 파고 들어 가운데로 찔러준 볼이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었으나 마리오 고메즈가 제대로 갖다대지 못하고 볼을 띄워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오스트리아도 전반 중반에 접어들면서 만만찮은 공격을 가했다. 전반 20분 에르빈 호퍼가 좋은 슛 기회를 갖는 듯 했으나 볼 터치가 좋지 않았고 이어 레네 아우프하우제의 예리한 중거리슛이 독일 수비수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이어 공방전이 이어졌으나 루카스 포돌스키가 부진한 독일의 공격은 속도가 빠르지 못했고 클로제와 고메즈의 호흡이 맞지 않아 날카로움이 빛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도 용맹스런 기세로 독일 진영을 공략했으나 약한 골 결정력으로 인해 문전에서 이렇다 할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독일어권의 두 나라 선수들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 예민해진 신경 때문에 부딪혔다. 급기야는 벤치에서 요아킴 뢰브 독일 감독과 요세프 히커스베르거 오스트리아 감독이 설전을 벌이면서 주심으로부터 동반 퇴장당하는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후반 4분 카리스마를 갖춘 독일팀 주장 미하엘 발락이 프리킥 기회를 맞았다. 발락의 슛은 발사대를 떠난 미사일처럼 오스트리아 선수들의 방벽을 뚫고 강력한 직선으로 날아가 골문 안에 꽂혔다.

이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평범한 공격이 오갔다. 오스트리아의 공격은 패스나 슛이 부정확해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경기 종반 안드레아스 이반시츠의 중앙 돌파와 호퍼의 터닝슛이 터졌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독일은 중앙 수비수 크리스토프 메첼더와 측면 수비수인 아르네 프리드리히, 필리프 람이 오스트리아의 공격을 길목에서 끊으며 힘겨운 승리를 지켜냈다.

같은 시각 크로아티아는 후반 6분 왼측면 크로스를 이반 클라스니치가 왼발 슛으로 연결, 결승골을 터뜨리며 폴란드를 눈물짓게 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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