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분야 FTA 對外 예상수익 1조원 넘어"

입력 2008-06-16 07:00:00

김홍락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과 기획·국제협력담당 서기관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과 김홍락(37) 기획·국제협력담당 서기관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분야 중 자동차 부문을 담당한 최고참 공무원이다. 순환 근무로 인해 국내 협상 관계자가 모두 자리를 옮겼지만 김 서기관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서 한미 FTA 자동차 분야에서는 '1인자'로 꼽힌다.

김 서기관에 따르면 자동차 관세 철폐 등으로 미국에서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은 2천500억원, 유럽은 9천억원에 달한다. 단일 품목으로 최대치인 1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자동차 분야 협상만큼은 우리가 저자세 일 수밖에 없어요. (미국의 경우) 우리는 5천대를 들여오지만 70만대를 수출하는 조건에서 저자세인 것은 당연한 이치지죠. 미국은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되면 억지를 부리며 협상을 깨려고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김 서기관은 국내 자동차 회사와는 접촉하지 않는다. 협상의 직접 수혜 대상인 제조사들이 김 서기관의 사기 진작(?)을 위해 온갖 로비를 시도하고 있지만 일절 그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다. 그는 "특정 세력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일을 통해 보람을 찾는 것이 제겐 훨씬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자동차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동차 메이커에 강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내 유명 자동차 부품 회사를 거론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의 구조는 "유명 부품 회사의 배만 불리는 경우가 잦다"고 꼬집었다. 유명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부품은 몇 개 안 되고, 대부분의 부품은 협력 업체에서 완제품으로 들여와 자사 브랜드만 붙여 되파는 식으로 마진만 챙기고 있다는 것.

그는 "기형적 부품 산업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는 결국 소비자들과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외주 회사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거대 부품 회사는 이제 마진보다 외국 부품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품질 향상에 매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구가 고향인 김 서기관은 경신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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