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계, 反이상득 기치 세력확대
친이 직계 인사들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총선을 거치면서 친이계의 한 축을 이끌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미국으로 외유를 떠나면서 친이계는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정두언 의원이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등 이 의원 측 인사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서면서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후보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했던 친이세력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다. 이 전 최고위원과 정 의원 등은 자기 사람 심기에 열을 올렸다. 인수위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한 인사는 "인수위에 들어가자 정 의원이 (인수위) 인선은 자신이 할 테니 당신은 일만 열심히 하라고 해서 기가 찼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수위에 이어 새 정부 조각을 하면서 정 의원 등 실세들 간의 권력다툼은 본격화됐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측과 친이 소장파들이 대립했고, 소장파들도 이 전 최고위원과 정 의원을 축으로 갈라섰다. 실제로 이번 정 의원 발언 파문을 전후해서도 이재오계는 상황을 주시하고 움직이다가 뒤늦게 정 의원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이합집산 양상은 오는 7월 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이 의원에게 반기를 든 정 의원 측은 김용태 의원 등 이 전 최고위원 직계와 수도권 소장파들을 규합하고 나선 것이다. 정 의원이 '반(反)이상득'을 깃발로 한 세력 확장 대상에 포함되는 인사들은 이 의원과 갈등관계에 있는 수도권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까지 반이상득 기류에 편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과 홍준표 원내대표 등 신주류는 여전히 막강한 세력을 확보하고 수성(守城)을 다짐하고 있다.
이처럼 여권이 위기상황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친이세력들 간의 알력과 갈등관계가 공공연하게 외부로 표출되자 이들 사이에서도 자괴감이 불거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세들 간의 분열과 갈등은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여권 안팎에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여권 내 권력실세들 간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진정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란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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