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이 지났네요. 5년의 시간은 내 인생의 황금기 같은 소중한 날이었어요. '안동'을 알게 된 것과 '안동'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된 것 모두가 벅찬 감동이었어요."
지난 200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계약직 공무원 신분으로 안동시청에 출근한 지 5년이 된 오다카 게이코(30·사진)씨. 그는 5년 동안의 근무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처음 출근할 당시만 해도 그에게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는 것과 함께 보수적이고 배타적 도시로 알았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채용한 사실과 자신들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여 준 직원들에게 놀라움을 느끼기도 했다.
오다카 게이코씨는 "처음에는 언어소통과 문화의 차이 등 어려움이 컸다"며 "박물관과 하회마을 등 순회 근무하면서 250여개가 넘는 문화 안내판을 번역했던 일은 아주 어려웠지만 돌이켜보면 보람있었던 일로 기억된다"고 했다.
안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번역일은 큰 어려움이었다. 이후 그는 문화재 답사를 통해 문화해설사들을 졸졸 따라다녔던 일, 학예사들을 찾아 안동 관광과 문화를 배웠던 일, 동료 외국인 공무원들과 밤잠을 쫓아가며 한국어 공부에 빠져들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오다카 게이코씨는 "일본 내 관광정보지나 인터넷 매체에 숙박예약, 여행코스 만들기, 택시 가이드 등 안동 홍보를 해오고 있다"며 "이런 활동으로 안동을 찾은 관광객들이 저의 팬이 되기도 하고 연락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단순한 관광설명에서 안동을 세계 속으로 알린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열정으로 안동을 다녀간 관광객들과 주고 받은 편지가 벌써 500여통이나 돼 자신의 보물이 됐다.
그가 지난달 초 일본 와카투어엑스포를 찾아 일본인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안동을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10%에 불과했던 것이 40%로 늘었다. 안동을 알고 있는 지구촌 사람이 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안동에는 900여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살고 있고 60% 정도가 유학생들이지만 이들에 대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게 아쉽다.
오다카 게이코씨는 "이제 안동은 세계역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외국인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이 절실하다. 내가 힘들 때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배려했던 마음이면 안동은 이미 세계적 관광도시가 될 것"이라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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